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쟁점은

정책연속성 문제없지만 국정농단 연루·재산증식 논란

2023-12-18 11:02:29 게재

경제부총리 후보자 19일 국회 기재위 인사청문회 열려

거시·금융 거친 정통 경제관료 … 국정철학 이해도 높아

공직퇴임 5년 만에 재산 20억↑ … 국정농단 연루도 부담

윤석열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 검증대에 오른다. 최상목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금융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정부 출범 뒤 줄곧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일해 왔다.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아 '정책 연속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최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겨냥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된 점은 부담이다. 1기 경제팀의 '부자감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점도 야당의 집중포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시장 찾은 최상목 후보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영천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만만찮은 도덕성 검증 =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물가를 비롯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한 정책검증이 집중될 전망이다.

최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물가대응을 최우선 정책으로 손꼽았다. 그는 "물가 안정 기조가 조속히 안착하도록 총력 대응하겠다"며 "단기적으로 유류세 인하, 주요 원자재 관세 인하, 농산물 수급 관리 등을 통해 공급 측 물가 충격을 줄여가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독과점 등의 경쟁 제한적인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성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개선'에 무게를 실었다. 최 후보자는 "반도체·수출 중심 회복세 확대로 다른 나라와 달리 내년에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민생의 어려움이 여전한 만큼 경기 회복세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책과 관련해서는 고물가 상황에서 최근 둔화하고 있는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부동산PF 연착륙 철저 관리 = 부동산 관련 정책 질의도 예상된다. 최 후보자는 "부동산 PF 연착륙을 정책 우선 순위에 두고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기능 정상화, 서민 주거안정, 리스크 관리 등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법인세는 국제적으로 경쟁하는 세목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감안해야 한다"며 "법인세 인하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과 국제적 수준 등을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세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인하하는 방안으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최 후보자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언급한 것은 법인세 추가 인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2019년 기준 국내 기업의 지방세 포함 실효세율이 21.4%로 미국(14.8%), 일본(18.7%), 영국(19.8%) 등 주요국보다 높다고 밝혔다.

향후 법인세 개편 방향에 대해 최 후보자는 "민간 중심의 역동적인 경제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 과세체계가 필요하다"며 "경제 여건 변화에 맞춰 과세제도를 정비해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기업활동은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은행에 대한 횡재세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횡재세는 특정 업종만을 구분해 차별적으로 추가 과세하는 것으로 과세 형평을 저해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은행의 사회적 기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재산·국정농단 사건도 쟁점 = 최 후보자의 도덕성 여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박근혜정부 시절 일어난 국정농단 사건의 관계자라는 점을 부각해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면서 미르재단 설립과 출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국정농단 특검은 최 후보자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시절 최순실(개명 뒤 최서원) 주도로 만들어진 미르재단에 대기업이 출연하도록 압박한 정황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최 후보자가 안종범 경제수석의 지시를 받아 대기업 출연을 압박한 것으로 보고, 안 수석만 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 "당시 국정과제 등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사명감과 최선의 판단하에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했고 검찰에서도 참고인 조사에 그쳤다"면서 "다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계기로 민생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겸허한 자세로 소신과 원칙에 입각해 더욱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기재부 차관 퇴임 후 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일한 최근 5년 새 20억원가량 급증한 재산 증식 과정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가 윤석열정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후인 2022년 8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총 38억3684만원이다. 이는 2017년 6월 기재부 1차관 퇴임 후 두 달 뒤 공개된 재산(17억9297만원)보다 20억4386만원 많다.

5년 사이에 재산이 2배로 늘어난 셈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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