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늘어난 일자리 10개 중 9개는 여성일자리

2024-01-11 11:27:27 게재

남성 취업자 2만4000명 증가할 동안 여성은 30만3000명 늘었다

30대 여성 고용률 역대 최대 … 돌봄·복지 일자리 늘어난 영향도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10개 중 9개 이상이 여성 몫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이 많은 돌봄 일자리가 급증한 결과다. 특히 30대 여성의 고용률이 68%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32만7000명이 늘었는데, 3분의 1가량인 9만2000명이 30대 여성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여성의 취업 열풍도 거셌다.


반면 제조업 일자리는 3년 만에 최대 폭 감소해 상대적으로 남성 일자리는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건설업 등 전통적으로 남성 취업자가 많은 업종은 부진한 반면 보건복지업·숙박음식업 등 여성이 다수 포진된 업종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다.

◆30대 여성 고용률 68% =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여성 고용률은 68%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3.6%p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2만7000명(1.2%) 증가한 284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이 1년 전보다 2만4000명 증가할 동안 여성은 30만3000명 증가했다. 여성 증가폭이 전체의 93%를 차지할 정도다.

증가폭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여성 취업자의 연령대는 60세 이상이었다. 전년 대비 20만4000명 증가해 3분의 2에 달했다.

두 번째로 큰 폭을 차지한 연령은 30대다. 전년 대비 9만2000명 늘면서 1985년(10만2000명)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다음은 50대가 4만9000명 늘어 뒤를 이었다.

여성 취업자가 크게 증가한 분야는 서비스업 분야였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1만9000명)이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그다음은 비대면으로 활기를 띤 숙박·음식점업(5만명)이었다. 그 뒤로는 도소매업(3만9000명), 공공행정(2만8000명), 정보통신업(2만4000명) 등 순이다.

◆고령층·여성 일자리 증가세 = 전체적으로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저출산·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에도 보건복지·공공행정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30대 여성 중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인구'는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0대 여성에서 전년보다 12만7000명이 감소한 97만1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았다.

특히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사유를 살펴보면 그냥 이유 없이 '쉬었음'에서 7만4000명(3.3%) 늘어난 반면 '육아'는 14만명(-14.1%) 감소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폭 감소다.

통계청은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고, 결혼이 늦어져 만혼이 증가해 과거라면 육아를 했을 나이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성이 보인다. 이번 비경제활동인구 사유에서 육아가 감소한 건 그런 영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하는 고령층 600만명 돌파 = 고령층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면서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622만3000명)는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36만6000명 늘었다. 전체 증가 폭을 웃도는 규모다. 그러나 20대 취업자는 전년보다 8만2000명 줄었다. 20대 초반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줄며 청년층(15∼29세) 고용률(46.5%)은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일하지 않고 일을 구하지도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4000명 줄었다. 다만 이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 인구는 7만4000명 증가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2030 청년들과 '미래세대와의 대화'를 열고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구직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른 지역의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월 체류비 20만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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