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감염병 개인생활방역

코로나19 이후 독감, 예년보다 길게 더 크게 유행

2024-01-16 11:01:07 게재

독감-코로나 동시 유행, 춥더라도 손씻기하고 마스크 … 설명절 전에 백신접종 권고

마스크 착용 해제 조치 등이 이뤄진 후 뉴스에서 거의 다루지 않지만 코로나19가 여전히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다. 더욱이 인플루엔자(독감)도 겨울철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감과 코로나19 등 다양한 급성기호흡기감염증상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생활 속 개인 방역 실천이 중요해진다.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면서 우리 국민은 바이러스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손씻기, 팔꿈치에 기침하기, 마스크 착용, 증상을 고려한 적당한 만남과 거리두기 등을 실천했다. 코로나19 대유행기가 지나고 이제 지역 토착화를 이뤘지만 사라진 게 아니여서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지혜로운 실천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 3년간 코로나19 생활방역을 하면서 독감에 대한 약화된 면역력 탓에 독감으로 앓는 경우가 예년에 비해 많아졌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감염증을 제대로 알고 아프지 말고 주변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독감 통계자료 등을 살피고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에 대한 대응법을 공유한다.

최근 독감과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손씻기 마스크착용 등 개인생활방역 실천을 통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번 겨울철 독감 유행은 예년보다 더 크고 길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주간 입원환자도 900명에 이르고 있어 겨울철 바이러스성 질환을 앓지 않도록 조심하고 개인방역 실천을 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독감 유행, 겨울에 한정하지 않아 = 16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1월 첫째주(2023년 12월 31일 ∼ 2024년 1월 6일까지) 의원급의료기관 독감 외래환자는 1000명당 51.9명으로 나타났다. 이전 12월 5주째 49.9명, 4주째 43.3명보다 많아졌다. 12월 2주째 61.3명에서 3주째 54.1명 이후 줄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코 목 등 상부 호흡기나 하부 호흡기계(폐)를 침범해 갑작스런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이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를 보면 독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 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소규모로 유행되고 있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해 노인 소아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독감을 앓게 되면 사망률이 증가하고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 한정된 발병이 아닌 새로운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짧은 시간에 넓은 지역에 유행하게 되면 젊은 사람도 사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겨울철 독감유행은 전례없는 유행세를 보이고 있다. 예년의 독감 유행시기는 겨울철이라는 계절성이 뚜렷했다. 하지만 이번 독감유행은 겨울철에 강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가을철부터 예년에 비해 발생률이 높다.

질병청의 지난 2014년∼2015년절기부터 2023년∼2024년절기 10년간 독감 유행 흐름을 보면, 2014년∼2015년절기부터 코로나19 유행 시작 전후인 2019년∼2020년절기까지 '대개 11월 중순부터 5월 중까지' 주로 유행했다.

반면 코로나19 유행기인 2020년∼2021년 절기, 2021년∼2022년 절기에는 2년동안 거의 유행하지 않았다. 질병관리청 등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과 거리두기 등으로 감염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결과로 분석했다.

그러다가 2022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방역대응을 완화한 후 독감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후 독감유행의 특이점은 겨울철이라는 계절성을 뛰어넘는 유행을 보이고 있다. 2023년 1년 내내 끊이지 않고 유행했으며 올해 1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면역저하·만성질환자 독감에 노출되면 생명 위험 = 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원인균과 병의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감기와는 구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독감 바이러스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 C형 세가지가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한 가지 종류만 존재한다. 하지만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보통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항원의 종류는 H1, H2, H3와 N1, N2이다.

조류에서 나타나는 H항원과 N항원은 보통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바이러스 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거나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종류의 항원과 유전자를 교환하면 사람에게도 쉽게 병을 일으키는 형태로 변할 수 있다. 사람에게 기존에 면역이 없는 이러한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전 세계를 휩쓰는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과 심폐질환, 당뇨, 응고장애, 만성신장질환, 면역억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임신 2기나 3기의 산모나 2세 미만의 영아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폐렴이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나 이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어 세균성 폐렴이 생기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에서는 독감 증상이 좋아질 무렵에 갑자기 구토나 흥분 상태가 나타나 경련과 같은 중증의 뇌장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이를 라이 증후군이라고 한다. 아스피린 복용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잘 구분되지 않는 감기 증상이 있는 소아에게 아스피린을 먹이면 안 된다. 그 외 보통 근육의 염증, 심장근육의 염증,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의 염증도 생길 수 있으며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고위험군은 독감 유행 전에 예방접종을 받은 게 좋다. 효과가 6개월 정도 유지된다. 지금이라고 접종받는 게 좋다. 무료 독감 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13세 영유아·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외 만성폐질환자, 심장질환자, 만성질환으로 치료 요양 중인 경우, 면역저하자 등이다. 다만 과거 독감백신에 심한 부작용이 있었거나 생후 6개월 이하 영아 등은 피해야 한다.

독감에 걸린 경우 대부분 경증으로 자연치유된다. 하지만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은 합병증이나 기저질환 악화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일부는 사망할 수도 있다. 치료제는 타미플루, 자나미비르, 페라미비르, 발록사비르 등이 있다.

◆코로나19 병원급 입원환자 1월 첫주 900명 = 최근 독감과 더불어 코로나19 감염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병원급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가 1월 첫째주 9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가 859명 30.3%였다. 독감환자는 818명 28.9%였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환자는 421명 14.9%였다. 코로나19 입원환자 62.9%는 노인환자로 나타났다.

중증급성호흡기감염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에는 독감이 72명 31.7%로 나타났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환자 44명 19.4%, 코로나19환자 34명 15.0%였다.

의원급 외래환자 대상 급성호흡기감염증 병원체 감시에는 독감이 40.9%, 코로나19 11.8%,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8.8%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양성자가 최근 증가하고 감염취약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요영병원과 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입원·입소자 등을 포함한 고위험군에게 코로나19 백신 신규접종을 재차 당부했다. 현재 접종에 활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유행변이인 HK.3(12월 4주 검출률 52.0%)과 7주 연속 검출률 증가세인 JN.1(10.8%)에도 높은 중화항체 생성률을 보이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가족과 친지의 모임이 빈번한 설명절에 대비해 65세 이상 및 감염취약시설 입원 입소자는 미리 접종을 해 코로나19로부터 중증·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하길 바란다"며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주변에도 관심을 갖고 접종을 독려해 달라"고 밝혔다.

설명절 집중접종기간은 1월 26일부터 2월 8일까지다.

정 교수는 "일교차가 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에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더불어 예방접종 대상자에 해당되는 사람은 미리 백신을 맞아 둘 것"을 권고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 최근 늘어 = 신생아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도 주의해야 한다. RSV는 코로나, 리보, 아데노, 파라인플루엔자, 보카, 메타뉴모 바이러스 등과 함께 감기로 부르는 상기도 감염의 흔한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등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신생아와 영유아에게 중증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사람 사이에 쉽게 전파되고 집단 감염도 잘 발생한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기침 콧물 인후통 발열 등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인 신생아 영유아 등에게는 중증 감염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면역저하 환자의 경우 RSV로 인한 폐렴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대증치료로 충분한 경우가 많으나 이식환자에서는 리바비린 흡입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예방으로는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위험군인 미숙아에게는 항체주사를 투여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은 RSV 예방접종이 개발돼 승인됐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5주 관련 입원환자는 450명으로 최근 4주간 약1.6배 늘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이전 같은 기간(2019년 910명)의 약 49.5%로 낮다. 이 가운데 영유아가 69.6%를 차지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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