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40원대로 상승
미국 금리인하 기대 축소
중동·대만 지정학적 불안
위안화 하락에 원화 약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2원 높은 1338.0원에 시작해 오름세를 보이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58분 현재 전일보다 8.0원 오른 1340.20원에서 상승 중이다.
간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의 발언으로 금리인하 기대가 축소된 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인 월러 이사는 "지난 몇 달간 경제지표는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를 가능케 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의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고,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변화를 신중하게 조절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달러 강세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16일(현지시간)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위협하는 후티 반군에 세 번째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국내 무역 물동량의 16%가 통과하는 홍해와 원유 수입의 72%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동시에 경고등이 켜지는 사상 처음의 지정학적 이벤트는 국내 물류 및 수출 운송 차질로 인한 국내 물가와 유럽향 수출 차질 리스크도 심리적 악재로 꼽을 수 있다.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계속된 가운데 대만 선거도 불확실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연초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 당선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증하는 상황이다. 대만과 중국 간의 갈등 증폭 우려는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금융시장에 불안 심리를 높이며 원화에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증시 불안도 원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의 하락세가 연초부터 이어지면서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코스피는 물론 원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막상 인민은행이 예상 밖으로 동결하면서 중국 증시의 반등 기대감이 더욱 약화된 것도 심리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