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태원 유족 내치고 김건희 여사 껴안고

2024-01-19 11:01:17 게재

윤재옥 원내대표 "이태원특별법 재의요구권 건의"

명품백 논란엔 "몰카공작" … 내부선 "사과 필요" 의견

민주당 "거부정치 끝이 없어 … 재협상 요구는 말장난"

국민의힘이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하자 후폭풍이 거세다. 유족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을 하며 또 한번 희생자들을 외면한 정부여당에 항의했다. 민주당은 "거부정치를 그만하라"며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법안 이송 후 검토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영정 안고 삭발하는 유가족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의힘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규탄하며 영정을 안고 삭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국민의힘은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도록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과 유족은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거부정치가 끝이 없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첫 의총 결론이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건의라고 하니 참 안타깝다"며 국민의힘이 특별법 관련해 재협상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재협상 요구는말장난"이라면서 "특조위는 받는 척하면서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태원참사 유족들은 통곡의 삭발을 하며 마지막 호소를 했다. 1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유족들은 "그렇게 애원하고 매달렸는데 여당은 또다시 외면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안 이송 후 즉각 공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11명의 유족들은 참사 때 잃은 자녀들의 영정사진을 안고 삭발을 하기도 했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일부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는 "선대의 친분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접근해 함정을 만든 몰카공작이고 정치적 공작"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의총에선 이같은 윤 원내대표의 입장에 반발하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의원은 "국민들이 안 좋게 생각한다"고 지적했고 영입인사인 이수정 예비후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등은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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