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파키스탄 충돌에 국제사회 화들짝

2024-01-19 10:35:46 게재

미중러 일제히 자제 촉구

파키스탄 보복에 9명 사망

이란과 파키스탄이 무력으로 충돌하자 미중러 등 국제사회가 일제히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8일(현지시간) 기내 브리핑에서 "우리는 매우, 매우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우리는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상황 악화를 보길 분명히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파키스탄이 먼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며 "그것은 또 하나의 무모한 공격이며, 지역을 불안하게 만드는 이란 행동의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커비 조정관은 파키스탄과 이란은 잘 무장된 나라들이라고 평가하면서 "파키스탄 당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만이 아니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동에서의 폭력 사태가 이제는 남아시아까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역내 모든 행위자가 극도로 자제하고 군사적 도구가 아닌 외교적 수단을 통해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파키스탄 양국과 우호적 관계인 러시아, 중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란과 파키스탄 모두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일원임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파트너십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는 우호적 SCO 국가 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사태가 악화하는 것은 "역내 평화·안정·안보에 관심이 없는 이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진정으로 양국이 냉정함과 자제력을 유지해 긴장 고조를 막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사태의 진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했다며 "더는 긴장이 고조되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침착성을 되찾을 것을 (양국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6일 파키스탄에 위치한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 발루치스탄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에 대해 "이유 없는 침범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발표한 뒤 이틀만인 18일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 대한 보복성 공습을 진행했다.

파키스탄은 역시 "테러리스트 은신처에 대한 정밀 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시스탄-발루치스탄주의 알리 레자 마르하마티 부지사는 AP통신에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여성 3명과 어린이 4명, 남성 2명 등 9명으로 모두 비이란 국적인이라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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