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탈중국' 올라타려는 인도, 대만 폭스콘 CEO에 최고 훈장

2024-01-26 11:12:05 게재

인도 정부가 서방의 '공급망 탈중국' 노력 속에서 차기 아시아 제조 허브를 꿈꾸며 대만의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류양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최고 훈장 중 하나인 파드마 부샨(Padma Bhushan)을 수여했다.

파드마 부샨 훈장은 인도 정부가 국가를 빛낸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세 번째 등급 훈장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파드마 부문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인도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들의 기여를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SCMP는 "인도 정부가 대만인에게 파드마 부샨 훈장을 수여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모디 총리가 서방의 탈중국 움직임 노력 속에서 외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인도를 아시아의 차기 제조 허브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해당 시상이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류 CEO는 지난해 3월 뉴델리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만났다. 당시 폭스콘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모든 이해당사자가 공유하고 협력하며 번영할 수 있도록 인도에서 생태계 구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은 이어 같은해 11월 인도에 500억대만달러(약 2조555억원)를 투자해 아이폰 제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중국 허난성 정저우 공장에서만 아이폰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10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봉쇄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집단 탈출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중국 공장의 인도 이전 등을 추진해왔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