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강행 김상민(대전고검 검사) '해임'되나 … 윤 정부 첫 사례

2024-01-31 11:13:03 게재

법무부 감찰위, '해임' 권고 … 공천 변수

검사출신 한동훈 비대위원장 판단 주목

국민의힘 예비후보(경남 창원시 의창구)로 등록한 김상민(사법연수원 35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해임'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징계 수위와 함께 공천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외부 인사 등으로 구성된 법무부 감찰위는 최근 회의를 열고 김 검사와 박대범(연수원 33기) 광주고검 검사의 징계 수위를 논의한 뒤 '해임'과 '검찰총장 경고'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출마 기자회견하는 김상민 검사 | 지난 9일 오전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상민 현 대전고검 검사가 창원 의창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감찰위 결정은 검찰 인사를 비롯한 법무행정의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에 대해 권고의 효력을 갖는다.

검사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면직, 해임 등 5단계로 나뉜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검사가 징계로 해임되면 3년간 변호사가 될 수 없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12일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김 검사와 박 검사에 대해 정직 이상인 중징계 처분을 청구했다. 감찰위가 징계의 최고 수준인 해임을 권고하자 검찰 안팎에서는 김 검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감찰위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으로 근무하던 김 검사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자신의 고향 주민들에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겠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치 활동' 논란을 빚었다.

김 검사는 당초 정치적 목적으로 해당 문자를 보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대검찰청 감찰위가 징계에 못 미치는 '검사장 경고' 처분을 권고한 당일 사직서를 내고 언론에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6일엔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김 검사는 지난 3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9일 고향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해당지역구는 김영선 의원이 6선에 도전하는 곳이다.

법무부 감찰위는 마찬가지로 중징계가 청구됐던 박 검사에 대해서는 그보다 낮은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검사는 정치권 인사를 만나 총선 출마를 타진한 의혹이 불거져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에서 광주고검으로 인사 조치됐다. 이후 부적절한 처신을 반성한다는 뜻을 밝히고 계속 근무 중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각 부장검사, 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고검 검사로 문책성 전보됐던 두 검사에 대한 최종 징계 여부와 수위는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차관 대행)인 검사 징계위원회에서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이때 외부 인사 등으로 구성된 법무부 감찰위 결정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사퇴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하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출마를 막을 수는 없다. 아울러 비위와 관련해 형사사건으로 기소됐거나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인 경우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선거 기간 검사의 현직 신분도 유지된다.

감찰위원회 의결이 징계위에서 확정된다면, 윤석열정부 첫 검사 해임 사례로 기록된다. 뇌물수수 같은 직무 비위가 아닌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으로 해임 징계가 추진되는 건 이례적이다. 징계위가 감찰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김 검사에 대해 '해임' 결정을 할 경우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가뜩이나 전현직 검사들의 총선출마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검사 출신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정무적 판단'이 작용해 불이익을 줄지, 아니면 모른 척 넘어갈지 관심사다.

여권 내에서는 이원석 총장이 김 검사의 출마강행에 대해 징계를 청구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김 검사가 수뇌부의 공개적인 '분노'를 무시하고 출마를 강행한 데는 정치적 '뒷배'가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검사는 창원 경상고 출신으로 같은 검사출신인 '친윤' 정점식(경남 통영·고성)의원 고교 후배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검사 출판기념회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국민의힘 권성동·안철수·양금희 국회의원이 영상으로 출판기념회를 축하했다. 내일신문은 31일 김 검사 입장을 듣기위해 연락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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