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민문제로 지지율 ‘비상’

2024-02-01 00:00:00 게재

블룸버그 “7개 경합주서 트럼프에 오차밖 열세” … 양자 42%-48%, 다자 35%-4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월 30일 워싱턴에서 플로리다를 향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민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요 경합주(swing state) 가상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다른 기관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전보다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바이든-트럼프간 치열한 리턴매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는 지난 16~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 유권자 495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7개주 전체 오차범위 ±1%p, 개별주 오차범위 ±3~5%p)를 실시해 그 결과를 1월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에서 양자 가상 대결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 42%, 트럼프 전 대통령 48%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포인트 앞섰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등 제3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 대결 땐 트럼프 전 대통령(44%)과 바이든 대통령(35%)의 격차가 9%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에서 상당한 불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3%가 투표 대상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민 문제’를 꼽은 데다, 이 문제 대처에서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란 답변은 52%, ‘바이든’이란 답변은 30%로 나타났다.

22%포인트 차이는 작년 12월 조사 때의 17%포인트에 비해 더 커진 것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자 증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응답자가 61%에 달했다. 비자 등 적법서류 없이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온 사람 수가 작년 12월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으로까지 치솟은 데 대해 현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는 여론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가장 많은 응답자(36%)가 투표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경제’라고 답했지만 이민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한 비율(13%)은 역대 조사에서 이번이 최고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경제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민 문제가 표심을 좌우할 가장 큰 요소로 부상한 가운데, 이민 문제에 대한 민심이 바이든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감을 느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국경에 이민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 경우 국경을 닫겠다면서 관련 내용을 조문을 담은 국경법안을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경 문제를 대선에서 승부를 가를 쟁점이슈로 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국경 문제에서 바이든 행정부 및 여당과 타협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중요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 응답자 전체의 53%와, 자신이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경합주 응답자의 2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를 찍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가 이뤄진 7개 경합주는 지난 2016년 대선과 2020년 대선의 승패를 가른 곳이다.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승리했고, 4년 뒤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각각 자신이 승리한 대선에서 7개 주 가운데 6개 주에서 상대 후보를 따돌리면서 낙승했다.

한편 퀴니피액대가 25~26일 전국의 등록 유권자 1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50%를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44%)과의 격차를 확대했다. 12월 조사에선 바이든 47%-트럼프 46%였다.

김상범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