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경제-트럼프경제 미국 선택은

2024-02-05 13:00:01 게재

일자리는 바이든, 물가안정은 트럼프 … 체감경기 개선에도 바이든 지지율 정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오렌지버그에서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체크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 매치’가 유력한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야후 경제 등은 최근 바이드노믹스(바이든 경제)와 트럼프노믹스(트럼프 경제)의 성과를 7~12개 요소로 비교 분석하고 미 유권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백악관의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미국민들의 체감도가 가장 높은 일자리 창출에서는 바이든 경제가 트럼프 경제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정권교체기(2020년)에 터진 코로나 사태를 제외한 전·현 행정부의 3년치 실적 비교에서, 바이든 경제에선 142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613만개에 그친 트럼프 경제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월평균으로 보면 바이든 경제는 월 40만개 이상을 기록했다. 2023년 한해에도 월평균 22만 5000개의 호성적을 보였고 올해 1월에는 35만3000개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 경제에서는 3년간 월평균 17만 6000개씩 일자리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으로 미국내 일자리 2000만개가 사라졌다가 엄청난 경기부양책으로 다시 살아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일자리 창출에서는 바이든 경제가 트럼프 경제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둘째, 경제성장 분야에서는 바이든 경제가 3년간 22%, 트럼프 경제는 1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럼프 경제는 재임 중 3년 동안 분기당 1~2·3% 성장률로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바이든 경제는 마이너스 1~2%에서 플러스 2~3%, 많게는 5~7%까지 급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트를 탔다. 이 때문에 미국 유권자들이 느끼기에는 트럼프 경제가 더 안정됐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바이든 경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10년에 한번 볼 수 있는 수준인 3.1%를 기록해 트럼프 경제보다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셋째, 물가는 트럼프 경제가 가장 큰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바이든 경제에겐 가장 뼈아픈 취약점이다. 트럼프 경제에서는 3년 동안 1.6~2.9%로 3% 아래의 물가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국민들의 실질소득을 늘렸고 이로인해 소비가 꾸준히 늘고 내집 마련에 나서는 등 안정된 경제생활을 느끼게 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바이든 경제에선 2022년 6월 소비자 물가가 9.1%까지 치솟았다가 11번의 금리인상 끝에 작년 12월 현재 3.4%까지 진정시켜 놓았지만 유권자들이 오랜 고물가, 고금리를 체감하고 있어 혹평을 받고 있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기준금리를 5.25~5.50%까지 올린 탓에 주택모기지 이자는 7%대, 신용카드 이자율은 20% 이상으로 치솟아 서민들의 경제난을 초래했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80대 고령으로 활력이 떨어지면서 경제성과를 제대로 유권자들에 알리지 못하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측의 파상공세에도 맞받아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정책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그치고 전체 지지율도 40% 문턱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여론이 늘어나고는 있으나 바이든 지지율은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이 이달 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경제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응답은 1월 현재 35%로 작년 말 30%에서 5%포인트 늘었다. 한해 전 같은 달 24%에 비해선 10%포인트 이상 급등한 수치다. 그러나 체감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여론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만 높고 공화당 지지층은 낮아 당파적 격차가 여전하다. 민주당 지지층의 58%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15%에 불과했다.

선거철 가장 민감한 이슈인 체감경기 개선을 느낀다는 미국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아직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8%에 그쳐 불신율(61%)이 훨씬 높았다. 특히 바이든 경제 지지율은 35%로 전체 지지율보다 낮았고 불신율이 64%에 달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