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억제하는 동물의 탄소순환조절
매년 64억1천만톤 상쇄 가능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탄소순환 제어 시스템 구축에 야생동물을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야생동물의 탄소포집 및 저장 기능을 활용한다면 전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1.5℃로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육상이나 해양생태계 내의 자연적인 생지화학적 과정(탄소 등 물질순환)이 매년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최대 50%를 제거한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것이다.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의 논문 ‘영양 재야생화는 자연기후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다’에 따르면, 영양 재야생화(trophic rewilding)로 매년 온실가스 64억1000만톤을 상쇄할 수 있다. 영양 재야생화는 생태계에서 야생동물의 기능적 역할을 복원하고 보호하는 일이다.
야생동물은 전세계 바이오매스(단위면적당 생물체의 중량)에 포함된 탄소의 0.3%를 함유한다. 적은 수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야생동물의 먹이활동이나 이동 등은 식물 토양 및 퇴적물의 탄소 양이 최소 15%에서 최대 250%까지 차이가 나게 한다. 야생동물을 배제한 채 자연기후솔루션을 짠다면 전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태계 범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게 이 논문의 얘기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지속가능발전목표 등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아직 시도되지 않은 범위와 공감 규모에서 신속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생태계 탄소 포집 및 저장에 대한 생물적 통제에 대해 종전과 다르게 생각하는 정책적 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탄소순환의 일부(△식물 바이오매스 저장 △토양 유기 탄소 침착 등)에 미치는 야생동물의 영향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정 종에 국한된 분석이 아닌 생태계의 기능적 특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한 예로 초식동물에 의해 달라진 탄소저장 규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초식동물만을 봐서는 안 된다.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포식자의 사냥 방식은 물론 유기물 중 질소와 탄소의 비율(C:N)이 다른 식물종에 대한 채집 선호도 등 전반적으로 살펴봐야만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