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여성건강에 치명적

2024-02-06 00:00:00 게재

생수 1리터당 입자 24만개 “뚜껑 여닫을수록 더 생겨”

미세플라스틱이 여성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생수 1리터당 플라스틱 입자 24만 개가 검출됐다. 실제 독일 라인마인응용과학대학에서 발표한 연구결과, 생수병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회 개봉할 때 리터 당 131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지만 11번 여닫은 후에는 2배가량 높은 242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김영아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일산백병원 제공

생수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세안제 치약 의약품 세탁세제 등에 사용하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마이크로비드는 이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하수구로 버려져 해양오염 원인이 된다. 물고기를 통해 다시 몸속으로 들어온다.

과학의 발달로 마이크로미터(μm)보다 작은 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검출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에서 분석한 플라스틱 입자 24만개 중 나노 플라스틱은 90%에 이른다.

김영아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5일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미세플라스틱은 몸속에 들어오기 전에 걸러지거나 몸 밖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지만, 나노 플라스틱은 DNA 크기 정도로 작기에 몸 어디든지 침투할 수 있어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러 연구에서 입자가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을 통해 폐와 뇌, 태반, 모유, 고환(정자)에서도 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임신부와 아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중국 서북농림 과기대학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을 임신한 쥐에게 먹인 결과, 태어난 새끼 쥐에서 저체중 현상이 나타났다. 또 임신 중 엄마 뱃속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끼 쥐 역시 난자 성숙이 떨어지고 수정률과 배아 발달도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김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과학기술 협의체와 정책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 기업은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같은 신소재나 새로운 가소제를 개발하는 등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며 “개인도 자신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위해 종이컵이나 생수병, 물티슈 같은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