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1월 국채발행 사상 최대

2024-02-06 13:00:01 게재

“투자자-정부 이해관계 맞아”

지난달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발행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유로존 국가들의 1월 국채 발행액은 2000억유로(약 286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약 20% 늘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와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며 “유로존 국가 정부들은 올해 기록적인 양의 국채를 팔아야 하고, 투자자들은 연례적 수준을 상회하는 국채 수익률을 잡으려 한다”고 전했다.

영국 픽텟자산운용의 글로벌국채 책임자인 안드레스 산체스 발카자르는 “연초의 신규 국채 발행물은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반면 각국 정부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높은 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 은행들이 수요를 떠받치는 신디케이션 국채발행량이 830억유로로 지난해 1월 대비 80% 늘었다. 이 방법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국채 경매와 달리 신속하게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바클레이스 유로 금리전략 책임자인 로한 칸나는 “유로존 국채를 흡수하려는 시장의 수요가 놀랍다”며 “이는 주로 거시적 전망의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지난 주에만 약 540억유로 국채를 발행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수치 발표, 미국 연방준비제도 FOMC 개최, 잇따른 고용지표 발표 등으로 분주한 한 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유로존 국가들은 올해 막대한 양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이탈리아 보험사 제네랄리는 “올해 국채 차환과 유럽중앙은행 매입량을 제외한 유로존 국채발행 규모는 지난해보다 7% 증가한 6800억유로에 달할 전망”이라며 “해가 갈수록 ‘공급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독일과 프랑스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은 올해 연말까지 ECB가 0.25%씩 5차례 넘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1월 유로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8%로 완화됐다.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 전략가인 모히트 쿠마르는 “예년에 비해 높은 국채 수익률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투자처를 찾는 머니마켓펀드(MMF)가 많다”고 말했다.

스페인이 발행한 150억유로 규모의 10년만기 국채에 몰린 돈은 1380억유로로, 개별 국채로는 사상 최대 주문량을 기록했다. 벨기에 10년만기 국채엔 750억유로가, 이탈리아 30년만기 국채엔 910억유로가 몰렸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