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사과 없었다 … 총선 앞 ‘설 민심’ 악재

2024-02-08 00:00:00 게재

윤 대통령 신년대담, 야당 “60분 봉창”

여당서도 “현장서 불만 터져 나올 것”

대통령 특별 대담 시청하는 시민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KBS를 통해 녹화 방송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대담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명품백 사과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설 연휴를 앞두고 공개한 KBS와의 대담에서 30%대 박스권의 낮은 국정 지지율을 ‘고금리’ 탓으로 돌렸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지 않은 이유로는 ‘여당 무시’라는 답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3지대 신당들까지 나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럴 거면 왜 대담을 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8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건희씨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 어떤 유감표명조차도 없었다”면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또는 측근, 배우자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이 여당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는 “인식 자체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며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진실한 사과를 요구했던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며 “책임회피를 위한 ‘몰카 공작’ ‘정치 공작’ 주장에 대통령이 동참했다”고 평가했다. 개혁신당 이기인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기대한 것은 일말의 성찰이었다”며 “일말의 책임의식도 성찰도 없던 ‘봉창 60분’이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20%대까지 내려간 하락 요인을 묻는 질문에 ‘고금리에 전세계 다른 정상들 지지율도 많이 떨어졌다’며 봉창을 두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8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었지만, 윤 대통령의 대담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설이 지나면 정말 총선 정국이 시작된다”며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명품백 논란과 관련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며 “그렇지만 경호 문제나 전후 문제에서 국민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우려가 감지된다. 여당 중진의원은 “사과를 안 할 거면 대담을 대체 왜 한거냐. (윤 대통령이) 해도 너무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설 이후에는 총선 승리가 절박한 현장에서부터 윤 대통령을 향한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당은 설 밥상에 ‘정권심판론’과 함께 올려놓을 좋은 ‘반찬’이 나왔다고 보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설 밥상에 (김 여사)뇌물인데 그거를 대통령이 사과도 하지 않고 오히려 비호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나 어르신들께서 너무한 거 아니냐는 말씀을 더 많이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마 대통령실은 거의 비상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준규 엄경용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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