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 개혁신당

2024-02-13 13:00:02 게재

총선 제1변수 부상

설연휴 첫날 3지대 4개 세력, 전격 합당 선언

정치권 “연착륙하겠냐” 견제구 던지며 촉각

‘잡탕’ 논란-세력간 화학적 결합 여부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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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당들은 ‘잡탕’ 논란을 제기하며 통합 개혁신당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개혁신당에 대해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결혼 비슷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보기에는 좀 불안불안하다. 과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1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빅텐트는) 저희에게 상당한 득이 됐다”면서 “정체성도 없이 3지대라는 개념으로만 모아지다 보니까 이준석 대표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자산을 많이 잃게 됐다”고 평했다. 향후 공천 시즌이 지나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다수 합류로 “(빅텐트 개혁신당은) 민주당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개혁신당 첫 최고위원회의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에 새로운 정당이 하나 나타났다는 것은 정권심판론이 높게 나오지만 그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라면서도 “좋게 얘기하면 다양하고, 나쁘게 표현하면 혼란한 정치 세력의 영합 수준”이라고 개혁신당을 평가절하했다. 이처럼 기존 정당들이 한목소리로 ‘빅텐트’ 개혁신당의 총선 영향력을 평가절하하고는 있지만 내심 대책 마련에는 부심한 모습이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분리되어 나간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4개 세력 통합을 주도한 모양새라는 점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들의 합류 등을 방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 그 지역에 제3신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를 관심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신당으로 옮기는 경우를 막기 위해 경선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공직선거법상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자는 다른 당으로 옮겨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할 수 없다.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와 독자세력를 구축했던 4개 세력(이준석 개혁신당, 이낙연 새로운미래, 금태섭 새로운선택, 민주당 탈당파 원칙과상식)은 9일 전격적으로 합당을 선언한 바 있다.

각 세력이 상이한 정치이력을 가진 데다 정책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빅텐트’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거대 양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전격적으로 통합이 이뤄진 것이다.

다만 개혁신당이 ‘잡탕’ 논란 극복은 물론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할지는 과제로 남았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13일 최고위 회의에서 “저희들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안다. 우려는 사라지고 기대는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차이는 지혜롭게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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