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정부보다 민주당정부에서

2024-02-20 13:00:02 게재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 더 높다

바이든 18%→17%→14% 트럼프 9%→8%→7.7%

한국인들에 대한 미국 방문 비자 거부율이 예상과는 달리 공화당정부보다는 민주당정부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2023회계연도 국가별 방문비자 거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 시절에는 한자리수였으나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에선 두자리수로 급등, 2023년에는 14.44%를 기록했다. 통상 미국의 이민비자 정책은 공화당이 까다롭거나 강경하고 민주당이 느슨하거나 옹호적일 것으로 관측됐지만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에선 정반대로 나타났다.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 시절인 2021년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전년도 8.46%에서 18.03%로 급등했다. 이어 2022년에는 소폭 내렸지만 17.38%로 높은 수준이었고, 2023년에는 14.44%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 시절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4년 내내 한자리수에 머물렀다. 트럼프 취임 첫해인 2017년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9.05%였고 2018년에는 7.96%로 하락했다. 2019년에는 7.69%로 더 내려갔으며 팬데믹이 터진 2020년에는 8.46%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미국비자 면제국 지위가 적용됐던 2008년 11월은 조지 부시 공화당 행정부 시절이었는데 그해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3.8%에 불과했다.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 1기인 2009년에도 5.5%에 머물렀고 2010년 9.4%로 다소 올라갔다가 2011년에 다시 7.5%로 하락했다.

반면, 오바마정부 2기가 확정된 2012년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13%로 껑충 뛰었다. 오바마 2기 첫해인 2013년에는 18.1%까지 급등했고 2014년에는 최근 몇 년 새 최고치인 21.2%까지 폭등했다.

미국의 비자면제국이 되고 이를 유지하려면 비자거부율이 3%대를 기록해야 하는데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은 기준의 7배까지 급등한 것이다.

물론 미국의 비자면제국으로 지정된 후 한국의 미국비자 거부율이 두자리 수를 기록하더라도 비자 면제국 지위가 다시 박탈되지는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미국정부가 비자면제국 지위를 박탈하는 사유로는 비자 거부율 뿐만 아니라 미국 방문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눌러앉는 오버스테이 비율, 그리고 동맹 등 외교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비자 면제국들 가운데 2002년 아르헨티나, 2008년 우루과이가 제외된 바 있다.

2024년 현재 미국의 비자면제국들은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의 3개국을 제외한 24개국 등 모두 41개국이 지정돼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해 90일간 머물 수 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