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역공약, 정부공모 말아야”

2024-02-22 13:00:09 게재

충남도·시군 한 목소리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충남도와 충남 시·군이 중앙정부 공모 없는 대통령 지역공약 실행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충남 천안 설립을 촉구하면서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충남 15명 시장·군수는 21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5회 충남도 지방정부회의’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강조하며 대통령 지역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은 국민의 구강건강을 증진하고 치의학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중요 국가기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설립을 지역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충남 천안은 국내 최고의 치의학 연구개발 기반과 사통팔달의 초광역 교통여건을 갖췄고 ‘천안아산연구개발 집적지구’ 내 부지까지 확보한 완벽히 준비된 최적지”라며 “불필요한 논란 없이 천안설립을 확정해 국민과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역공약 반드시 이행할 것 △정부는 지방정부의 불필요한 유치경쟁이 없도록 조속히 확정할 것 △천안 설립의 구체적 계획을 신속 수립하고 진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충남도가 대통령 지역공약의 경우 중앙정부 공모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달 말 열린 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대통령 지역공약의 중앙정부 공모를 반대하며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공무원들이 다른 일을 못하는 등 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직전 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선 “대통령 지역공약은 서로 경쟁하지 말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충남은 다른 시·도 지역공약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충남도와 시·군이 대통령 지역공약의 중앙정부 공모에 반대하고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22년 경찰병원 분원 아산 유치전 때다. 아산 경찰병원 분원 유치 역시 윤 대통령 지역공약이었지만 중앙정부 공모로 진행됐고 지자체간 불필요한 경쟁과 행정력 낭비가 컸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경찰병원 분원은 아산이 유치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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