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동산 보유, 롯데그룹이 최고

2024-02-28 13:00:27 게재

경실련 “경제력 집중 억제, 총선 공약 필요”

국내 5대 재벌그룹의 경제집중도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이 투자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리츠(부동산투자신탁)를 이용해 재벌 총수일가에게 이익이 손쉽게 흘러간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8일 오전 5대 재벌의 토지자산은 2022년 토지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71조7182억원으로 15년전과 비교해 47조원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22대 총선에서 각 정당이 공약을 내고 후보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기준 자산총액 1~5위 대규모기업집단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포스코가 5위로 롯데(6위)와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바뀌었지만 추이를 살피기 위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였다.

토지자산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현대차(25조5798억원)였다. 다음으로는 롯데(17조4283억원) 삼성(13조8520억원) SK(8조607억원) LG(6조7955억원)순으로 집계됐다.

5대 재벌 계열사 중에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롯데쇼핑, 기아, 호텔롯데순으로 토지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재벌 내에서도 토지자산이 특정계열사에 몰려 고착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중 투자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은 롯데로 7조원에 달했다. 10년전과 비교해 롯데는 4조8000억원, SK는 2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에 반해 삼성과 현대차는 두자릿수 이상 줄였다.

투자부동산은 주력 업무가 아닌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는 토지와 건물 등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비업무용 비사업용 성격의 부동산으로 분류한다.

5대 재벌 계열사 중 투자부동산 가액이 많은 것은 삼성생명보험, 롯데리츠, SK리츠,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과 같은 보험사의 경우 부동산 투자이익으로 배당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업무와 관련성이 높다. 하지만 비금융사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경실련은 투자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재벌 계열사 중 롯데가 가장 많은 데 주목했다. 상위 10개사 중 현대차는 한 곳도 없었다.

재벌들이 투자부동산을 운영하는데 리츠사를 선호한다. 회사의 우량 부동산을 보유하더라도 유동화가 용이하고, 소유권 유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츠가 상장되면 분리과세로 인한 절세효과도 있다.

경실련은 “롯데리츠의 경우 백화점과 마트 등의 부동산을 보유해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고 배당은 상위에 있는 롯데쇼핑으로 절반 가까이 귀속되고 있다”며 “롯데쇼핑 주요 주주는 롯데지주와 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등으로 계열사를 활용해 손쉽게 벌어들인 수익이 총수일가에게 흘러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재벌들은 우월한 지위와 정보력, 자금동원력을 활용해 부동산 투기와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다”며 “재벌의 과도한 부동산 보유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 추구 등을 불러와 손쉬운 이익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경제가 재벌중심을 탈피해야 한다"며 "희소성이 강한 토지가 투기가 아닌 생산적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유도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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