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년째 감소…제조업 25% 줄어

2024-02-29 13:00:02 게재

지난해 창업기업 123만8천개, 16% ↓

기술기반도 하향세, 정부정책과 반대

창업이 줄고 있다. 특히 제조업 창업 감소세가 가파르다. 3년만에 25.3%가 줄었다. 기술기반 창업도 하향세다.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정책과 반대되는 결과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의 ‘2023년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창업은 123만8617개로 집계됐다. 2022년(141만7973개)과 비교하면 6.0%(7만8862개) 줄었다.

중기부는 “온라인과 비대면 관련 업종의 증가세 지속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대면업종 중심으로 창업이 늘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와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이 창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2020년 이후 창업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창업은 2020년 148만4667개를 기점으로 3년간 하향세다. 141만7973개(2021년)→131만7479개(2022년)→123만8617개(2023년)로 계속 줄었다. 2020년 기준으로 3년만에 16.5% 감소했다.

지난해 제조업은 3만7280개로 2020년(4만9928개)보다 25.3%(1만2648개)가 감소했다. 2020년보다 1/4이 줄어든 셈이다.

기술기반 창업도 2021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기술기반 창업은 22만1436개로 전년대비 3.5%(7980개) 줄었다. 최고치를 찍었던 2021년(23만9620개)과 비교하면 1만8184개가 적었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정책 추진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10조9000억원)는 2020년(8조1000억원)보다 35% 증가했다. 2008년(1조2000억원) 이후 연평균 16%씩 늘었다. 벤처기금(펀드) 결성 규모도 12조8000억원으로 2020년(10조원)보다 28% 확대됐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코로나 대유행 시기 때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창업이 부진했다. 그 이후에는 고금리로 인한 비용부담과 경기침체 장기화가 창업을 가로막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창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이후 대면업종이 회복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전기·가스·공기, 개인서비스 등은 각각 전년대비 8.1%, 32.7%, 10.0% 신규창업이 늘었다.

숙박·음식점업 창업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상반기에 크게 증가했지만 하반기에는 고금리, 고물가 지속 등의 영향으로 둔화됐다. 개인서비스업 창업 증가는 유동인구 증가와 함께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돌봄 수요 등이 늘어난 결과다.

반면 국내외 경기부진에 따른 투자축소, 수출감소 등으로 부동산업(38.4%), 제조업(10.4%), 건설업(8.6%),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0%) 등의 창업이 감소했다.

부동산경기 부진에 따른 부동산업 감소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2022년부터 이어진 부동산경기 부진 등으로 부동산업 신규 창업이 전년대비 7만9076개 줄었다.

제조업 창업은 3만7280개로 전년대비 10.4% 감소했다. 원자재가격과 환율·금리 상승, 무역적자 지속 등 국내외 경영환경 불안 요인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정보통신업도 1년전보다 2.5% 줄어든 4만4870개다. K-콘텐츠 글로벌 확산 등으로 영상과 방송 관련 창업은 확대된 반면 소프트웨어산업 창업은 감소했다. 투자자금 유치가 중요한 산업특성 상 글로벌 경기둔화, 고금리 등이 소프트웨어산업 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실제 벤처 신규 투자가 5조3977억원으로 전년대비 20.2% 줄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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