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에 '태극기꽃', 심우장에는 색 입히기

2024-02-29 13:00:02 게재

3.1절 105주년 서울 곳곳서 이색 행사

독립운동지도 만들고 호국의길 탐방도

서울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부터 효창공원까지 710m 구간에 ‘태극기 꽃’이 피었다. 가로등과 나무 사이로 작은 태극기가 봄꽃처럼 얼굴을 내밀고 있다. 용산구가 조성한 ‘태극기 거리’다.

3.1절 105주년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이색 행사가 펼쳐진다. 서울 각 자치구가 주민들과 함께 독립을 외치던 105년 전의 함성을 기억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분주하다.

29일 용산구에 따르면 태극기 거리는 다음달 3일까지 운영된다. 국가지정 문화재(사적 330호) 효창공원에는 조국 독립을 위해 피땀을 바친 애국선열들이 잠들어 있다. 백범 김 구와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와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등 임시정부 요인 등이다. 구는 공원 정문인 창열문 앞까지 가로수에 빼곡하게 태극기를 달고 도로변 가로등에도 내걸었다.

용산구가 3.1절 105주년을 앞두고 효창공원 앞에 태극기 거리를 조성했다. 가로수에 매달린 태극기가 봄꽃처럼 보인다. 사진 용산구 제공

성북구는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성북동 ‘심우장’에 색을 입히는 행사를 준비했다. 3.1절과 함께 만해의 서거 80주년을 기리는 ‘심우장에 색채를’이다. 3월 1일부터 10일까지 구 사회관계망에서 심우장 그림을 내려받아 자신만의 색을 입히면 된다. 구는 “성북구청 직장어린이집에서 미리 행사를 진행했는데 어린이들 반응이 뜨거웠고 학부모들도 우리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접하도록 했다며 반겼다”고 전했다. 종암동 문화공간 이육사에서는 3월 1일부터 이틀간 비밀결사 체험을 할 수 있다. 독립선언서를 필사하고 접선 암호를 푸는 퀴즈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은평구도 그림으로 독립정신을 공유한다. 여성 독립운동가 권애라(1897~1973) 선생을 기념해 명예도로명을 붙인 권애라로에서 진관사 태극기 그리기를 진행한다. 권애라로는 지하철 3·6호선 불광역에서 6호선 독바위역까지 940m 구간이다. 29일 오후 2~5시 불광로 41 현장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일장기 위에 덧그렸던 진관사 태극기를 그리고 색칠한다.

종로구는 탑골공원 독립선언서 낭독 시각인 오후 2시에 맞춘 3.1절 기념식에서 105년 전 팔각정 단상에 올랐던 정재용(1886~1976) 선생 모습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한다. 조국 독립을 간절히 염원했던 청년과 같은 나이가 된 증손자 정연규(33)씨가 첨단기술로 되살아난 할아버지와 함께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구는 기념식에 이어 탑골공원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당시 원형을 복원하자는 의미를 담은 개선사업 선포식을 연다. “처음 모습 그대로, 탑골공원이 돌아옵니다”라는 부제도 붙였다.

이웃 중구는 장충동 국립국장 인근 3.1독립운동기념탑에서 기념식을 열고 주민 100여명과 함께 ‘장충단 호국의 길’ 탐방체험을 한다. 문화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유관순·이 준 열사 동상, 한국 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 비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파리장서 비는 유림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평화회의에 독립을 호소하는 서한(파리장서)을 제출한 걸 기념해 국민 성금으로 조성한 비석이다.

이밖에 서대문구는 3.1절 하루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강북구는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서 3.1독립운동 지도를 완성한다. 주요 독립운동 지점이 새겨진 한반도 지도에 태극기를 꽂는 방식이다. 또 송파구는 가락동 가락시장 사거리에 초대형 태극기를 내건다. 지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와 후손 등 주민 105명을 특별 초청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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