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파워’ 장예찬 ‘한동훈 파워’ 구자룡
부산 수영구·서울 양천갑에서 현역 꺾고 본선행
장예찬 “새로운 변화 바라는 민심 모아진 덕분”
50대 이상 후보 대다수 분위기에 ‘바람’ 주목
국민의힘의 지역구 후보 공천 작업이 막바지인 가운데 ‘현역 불패’ 신화를 깨고 본선에 직행한 장예찬·구자룡 후보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국민의힘 발표에 따르면 서울 양천갑에서 현역인 조수진 의원을 꺾고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이, 부산 수영구에선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현역 전봉민 의원을 눌렀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이 공천한 후보 중 50대 이상이 87%를 차지하는 등 ‘꼰대 공천’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46세 구 비대위원, 36세 장 전 최고위원의 등장은 모처럼 ‘단비’가 됐다는 평가다.
장 전 최고위원은 29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수영구와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모아진 덕분”이라면서 “지역 관련한 여러 대형 공약들을 정부와 발맞춰서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3040 후보들이 험지에 공천받거나 수도 많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구자룡 비대위원이 40대, 제가 30대인데 각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본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인위적인 할당제나 청년이라고 무조건 전략공천을 주는 것보다는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 안에서 시스템 공천을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을 당에서 장기적으로 키워주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이번에 국회에 진입하게 된다면 많은 청년과 시민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출생의 장 전 최고위원은 네덜란드 국립음대 중퇴 후 한국에 돌아와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다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여의도연구원 객원연구원 등으로 일했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청년특보와 청년본부장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청년재단 이사장을 거쳐 지난해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에 선출돼 지도부로 활동했다.
변호사 출신인 구자룡 비대위원은 지난해 말 ‘한동훈 비대위’에 합류하기 전까지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조수진 의원을 누른 것은 상당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서울 양천갑은 비례대표 의원인 조 의원이 일찌감치 당협위원장을 맡아 2021년부터 다져온 지역인 데다, 경선 후보들도 모두 전직 최고위원(조수진 정미경)들이었기 때문에 구 비대위원의 승리는 더욱 주목받았다. 구 비대위원은 이들과 3파전을 치른 후 조 의원과 결선투표까지 거쳐 승리를 거머쥐었다.
당내에선 구 비대위원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인사라는 점에서 당원들에게 ‘한동훈 파워’가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