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해 돌며 연안·어촌활성화 ‘톡’
해수부 28일 통영서 시작 … 연안·어촌 ‘생활인구’ 주목
해양수산부가 어촌과 연안을 활성화하기 위한 현장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동·서·남해 순회 현장간담회를 시작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어촌·연안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차별화된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해양수산 민생개혁 협의체’ 1호 과제로 지정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온 어촌정책과 차이는 연안을 포괄하고, 생활인구라는 개념으로 정책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다.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간담회는 28일 남해안 통영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 하순 각각 동해권과 서해권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다. 통영 경남귀어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강도형 해수부 장관과 어촌주민 귀어귀촌인 관광객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해수부는 어촌·연안의 성장잠재력이 커지만 지속적인 어가인구 감소, 고령화 심화 등으로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가인구는 2000년 25만명에서 2010년 17만명, 2022년 9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어촌 고령화율도 2022년 기준 44.2%로 전국 평균 1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해수부는 민생개혁 1호과제로 ‘어촌·연안 활력 제고를 위한 종합계획’을 중점 수립해 나가고 있다. 종합계획은 바다가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어촌 뿐만 아니라 연안 지역까지 포괄한다. 정주여건 개선,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소득원 창출, 해양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수산업과 가공·유통, 해양레저·관광, 연안개발에 이르기까지 어촌·연안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담을 예정이다.
토크콘서트는 종합계획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충실히 담기 위해 마련됐다. 토크콘서트 이름도 ‘연’안과 ‘어’촌을 포괄한 ‘돌아오는 연어톡’으로 했다. 서진희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과장은 “연어가 회유성 어종이자 고부가가치 어종으로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귀어를 준비하고 있는 조예원(37)씨는 간담회에서 “남편의 3년간 설득 끝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정보들이 흩어져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귀어인이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서울에서 살다가 2021년 거제도 지세포로 귀어한 해녀 신호진(38)씨는 “귀어를 촉진하는 정책들도 필요하지만 어촌에서의 삶이 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스타귀어인 배출 등 장기적으로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1년 우수 귀어인으로 선정됐던 김태현(42)씨는 “처음 통영에 갔을 때 바로 ‘업’을 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며 마을 어장을 다니며 공동체 활동을 같이 하고 1년 6개월이 지난 후 귀어자금 융자를 신청하고 창업을 했다”며 “귀어를 성공하려면 마을에 최소 6개월은 거주하며 분위기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동해권에서는 찾고 싶은 어촌·연안 조성을 위해 해수욕장 등을 통한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서해권에서는 갯벌을 활용한 체험관광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6차 산업화 확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 과장은 “지금까지 추진해온 어촌 중심의 정책을 어촌과 연안을 결합한 지역개념으로 확장하고, 어업인과 어촌주민 뿐만 아니라 연안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까지 포괄하는 어촌·연안 생활인구 개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해수부 유튜브 채널 ‘어서오션’을 통해 생중계하고 채팅을 통해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다. 참석자들과 관심있는 사람들이 계속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관계망(SNS)도 개설하기로 했다.
강도형 장관은 “풍요롭고 활기가 넘치는 어촌·연안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매일 되새기고 있다”며 “토크콘서트에서 논의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어촌, 연안에 활기를 불어 넣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