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화요일 앞두고 바이든, 트럼프에 계속 열세

2024-03-04 13:00:01 게재

WSJ, 45% 대 47%

CBS, 48% 대 52%

물가·고령·젊은층 이탈

미국 민주·공화 양당이 5일(현지시간) 슈퍼화요일 경선을 치르면 11월 대선이 사실상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재대결로 굳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차범위 내 열세를 여전히 면치 못하는 것으로 3일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1~28일 미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는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 2년간 경제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뤄진 WSJ 여론조사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또한 본인의 재정 상황이 잘 풀리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작년 12월 조사 대비 9%포인트 상승한 43%를 차지했다.

미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최근 몇 달 새 크게 개선됐다는 징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해야할 이같은 경제 인식 변화가 표심 변화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두 사람간 양자 대결 시 트럼프(47%)가 바이든(45%)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해 12월 WSJ 여론조사 때의 간격(4%포인트)보다는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경제 여건에 대한 인식 호전에 비하면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긍정적인 경기 인식이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뚜렷이 이어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지표가 크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4분의 3은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가계소득 증가율을 앞선다고 생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를 제대로 잡고 있다고 한 응답자 비중은 37%로, 지난 작년 12월 조사 때보단 7%포인트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수준 남짓에 불과했다.

나아가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이민자 문제로 쏠리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고 WSJ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도 재선 가도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장애 요인이다.

WSJ 조사 응답자의 73%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81)가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기에 너무 많다고 여겼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77)은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응답이 52%였다.

CBS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21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 52%의 지지(오차범위 ±3.5포인트)를 받으면서 바이든 대통령(48%)을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기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훌륭하다·좋다’는 답변이 트럼프 전 대통령(46%)이 바이든 대통령(33%)보다 더 높았다.

물가 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는 ‘물가를 상승시킬 것’(55%)이란 답변이 ‘물가를 하락시킬 것’(17%)이란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물가 상승’ 34%, ‘물가 하락’ 44%를 각각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 대한 기분을 묻는 말에 응답자들(복수응답)은 ‘부정적’(48%), ‘우울한’(42%)‘ 등의 단어를 많이 꼽았다.

폭스뉴스가 지난달 25~28일 1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9%)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2%포인트 앞선 것(오차범위 ±2.5%)으로 나타났다.

인종·연령별로 보면 흑인 유권자의 2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이는 2020년 2월 조사(4%)보다 7배나 높은 수치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대 미만 유권자(51%) △히스패닉(48%) △교외 거주 여성(43%) 등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군소후보까지 포함한 5자 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41%)이 바이든 대통령(38%)보다 우위였다.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코넬 웨스트 등은 각각 13%, 3%를 기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니키 헤일리 전 대사로 하는 5자 가상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35%)이 헤일리 전 대사(28%)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24%를 받았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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