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카이로 협상장에 대표단 안보내

2024-03-04 13:00:01 게재

“하마스가 인질명단 안줘”

하마스·미국 대표단은 도착

“4일까지 타결 가능성 희박”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생존 인질 명단의 제공 요구를 거부했다’면서 협상장인 이집트 카이로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반면 하마스 대표단과 중재역을 맡은 미국과 카타프 대표단은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관련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하마스의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가 협상단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팔레스타인 관리는 협상 타결이 임박했는지를 묻는 로이터 통신에 “아직 거기엔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는 생존한 인질 명단과 교환대상 보안 사범 수 등 우리가 요구한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오늘 대표단을 카이로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 발언을 전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의 고위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영구 휴전 동의 없이는 인질 석방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와 피란민의 가자지구 북부 귀가 문제에서도 이견을 보인다면서 “월요일(4일)까지 협상 타결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전했다.

협상이 지연되는 쪽으로 상황이 흐르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가자지구의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해 이스라엘이 대량의 구호품 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하면서 “즉시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한 연설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너무 충격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29일 가자지구에서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에게 총을 쏴 100여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비극의 피해자들, 그리고 명백한 인도주의 참사로 고통받는 가자의 모든 무고한 사람들 때문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가자지구 주민을 위해 전날 시작한 구호품 공중 투하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바다를 통한 새 경로를 개척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구호품 유입을 크게 늘리기 위해 더 많이 해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40일간의 가자지구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0명을 풀어주는 내용의 이 협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집트 등 중재국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휴전으로 순탄하게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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