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걸림돌은 “인사 불이익 우려”

2024-03-07 13:00:33 게재

민주노총 민주노동연구원

육아휴직자 1720명 설문조사

남성 노동자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기 어렵게 하는 가장 큰 검림돌로는 인사 불이익 우려, 휴직 기간 중 소득감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민주노동연구원은 6일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격차와 차별’ 보고서에서 육아휴직을 경험한 남성 노동자 1720명을 대상으로 1월 16일~2월 2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867명으로 50.4%였고, 비조합원이 853명으로 49.6%였습니다.

연령대는 30대가 6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33.5%, 50대 2.4%, 20대 1.5% 순이었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적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음에도 응답자의 71.0%는 ‘다니는 회사에서 남성이든 여성이든 육아휴직 신청을 하는 데 눈치가 보이거나, 아예 신청이 어렵다’고 답했다.

실제로 최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2016년 8.7%에서 2022년 28.9%까지 빠르게 늘었다가 2023년 28.0%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응답자들은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인사고과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우려’(85.1%·복수응답 가능)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휴직기간 중 소득감소’(80.6%), ‘회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76.7%),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66.0%),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58.3%) 등도 주된 이유였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한 후 가장 힘든 점도 ‘고과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약화’(33.3%)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여기에 ‘자리 유지 및 배치전환 걱정’(20.9%),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4.9%)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응답자의 59.1%가 육아휴직 불이익을 우려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서 육아휴직 사용 만족도는 높게 나왔다. 육아부담 감소, 가사분담 갈등 감소, 자녀와의 친밀도 강화, 부부간 의사소통 등 가족관계에 도움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90% 이상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우선 과제(복수 응답)로는 ‘남녀가 함께 육아를 분담하는 사업장 구성원의 인식 변화’(71.2%), ‘승진·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과 차별 금지’(70.5%), ‘임금삭감 없는 육아휴직 급여 지급’(67.4%) 등을 꼽았다.

민주노동연구원은 “육아휴직 사용 격차는 부모 삶의 질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고 저출생, 사회 불평등과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산휴직·육아휴직·가족돌봄휴직 등을 포괄하는 생애주기별 돌봄 정책과 돌봄 공공성이 강화된 시스템이 갖춰져야 보편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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