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낙제점’ 박용진·송갑석 생존할까

2024-03-08 13:00:39 게재

‘깜깜이’ 정보에 친명계와 격돌

‘비명횡사’ 이어가나, 쉬어가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송갑석 의원의 경선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 또는 반명(반이재명)계 인사로 선출직 평가에서 ‘하위 20%’에 들어갔고 경선 지역구로 지정됐다. 송 의원은 당 전략기획본부장과 호남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당 지도부에 있었고 박 의원은 지난 대선과 당대표선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인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8일 민주당 박범계 선거관리위원장은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비명 횡사’ 논란에 대해 “2년 동안 지금 윤석열 정권의 검찰 독재, 그것이 원인이 된 민생 파탄, 경제 위기 이 함수 관계에 저항하는 도도한 물결들이 있었고 그것을 2024년 4월 10일 총선을 통해서 심판하고자 하는 그러한 흐름들이 있었고 그것을 대변하는 후보들의 포진들이 있었다”며 “그 결과로서의 지금 경선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정권 심판에 대한 그런 에너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당대표 비판이 아니라 정권심판론에 주력한 후보들에게 지지층들의 지원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박 의원은 스스로 ‘선출직 평가 하위 10%’로 통보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유치원 3법 등 의정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반명’ 딱지가 낙제점을 만든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성추행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친명’의 정봉주 전 의원·이승훈 전략기획부위원장과 3인 경선을 치렀고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에서 정 전 의원과 재대결을 펼쳐야 한다. 오는 10~11일 이틀간 진행되는 결선투표에서 박 의원은 ‘하위 10%’에 따른 ‘30% 감점’을 적용받게 되므로 최소한 59%를 얻어야 공천을 받을 수 있다. 득표율 59%의 30%(17.7%p)를 감점 적용하면 실제 득표율은 41.3%가 되고 경쟁자는 41%가 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하위 10%’ 평가결과와 함께 경선 결과의 미공개, 재심 심사의 불투명성 등을 ‘불공정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전날 YTN라디오에서 ‘3인 경선’ 득표율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며 “학생이 자기 성적(하위 10% 평가)을 통보받았는데 시험지 답안지 이런 거 안 보여준다. 감춘다”면서 “재심을 신청했는데 문자 하나 달랑 온다. 아무 것도 모르는 깜깜이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대선을 보나 결선투표 어디를 보나 1차 투표 결과를 투표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공개한 뒤 2차 투표에 들어가게 하는데 (1차 투표결과 미공개)이게 이해가 안 되고 당원당규에도 없는 규정인 걸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공관위원이며 인재영입위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당사자한테는 (경선결과를)당연히 알려주지 않겠느냐. 당사자들이 자기 점수를 모르고 승복할 수 있겠나”라며 “상식적으로 보면 경선에서 패배한 당사자들 같은 경우에 자기 점수를 모르고 어떻게 승복을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전날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최초 선관위에서 의결하기를 일일이 투표율이라든지 또는 각각의 득표율이라든지 또는 가감산의 이런 것들을 공개하지 않기로 의결했고, 그것이 공표됨으로써 있을 수 있는 부작용을 더 크게 봤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정보 깜깜이’라는 또다른 장벽까지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광주 서구갑에서 3선에 도전하는 송 의원 역시 ‘선출직 평가 하위 20%’로 ‘20% 감점’과 함께 광주의 ‘현역교체 바람’과 맞서야 한다. 강성 지지층에게 반명계로 지목돼 있고 경쟁자는 ‘친명’ 주자인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 부시장이다. 경선은 오는 10~12일로 예정돼 있다.

송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광주 현역 7명 중 1명만 생존하고 모두 경선에서 패배했다. 현역 비토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명과 하위 20%를 커밍아웃한 송갑석이 과연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점에서 굉장히 상징적이고 흥미로운 경선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 어느 곳보다도 정치의식이 높고 또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일컬어지는 광주의 유권자이고 시민들”이라며 “총선 구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강북을의 경선 결선 결과가 중요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당원과 주민들이 지지자들이 어떤 역동성을 보여주는구나, 반전을 만드네, 그리고 극적 드라마를 보여줬네 이렇게 되면 서울도 민주당 가능성 있겠어라고 좀 돌아설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전체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민주당이 약간 위태로운 상황인데 그걸 좀 건져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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