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기부하고 떠난 박춘자 할머니

2024-03-14 13:00:30 게재

김밥 팔아 6억6천만원

마지막 보증금도 내놔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한 박춘자 할머니가 마지막 남았던 월세 보증금까지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14일 초록우산은 박 할머니가 지난 11일 향년 94세로 별세하면서 집 보증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열 살 무렵 학교를 중퇴한 박 할머니는 50여년간 남한산성 길목에서 매일 등산객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1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바 있다. 3억1000만원은 초록우산에 기부했고 3억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집’ 건립기금으로 써달라고 전달했다.

박 할머니는 마흔 살 때부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평소 박 할머니는 “돈이 없어 학업을 놓아야만 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죽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 한다”고 기부를 지속했다. 2019년 7월에는 건강이 악화하자 마지막 남은 월세 보증금 5000만원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박 할머니는 2021년 LG의인상을 받았고 같은 해 청와대에서 열린 ‘기부나눔 단체 초청행사’에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박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열 살 때부터 경성역에서 순사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았다. 돈이 생겨 먹을 걸 사먹을 때 너무 행복했다”며 “그게 너무 좋아 남한테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평생을 기부하며 사신 박 할머님은 화장한 뒤 13일 안성추모공원에 안치됐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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