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떠밀린 여야, 뒤늦게 공천 취소

2024-03-15 13:00:03 게재

국민의힘, 정우택·도태우

민주당, 정봉주 공천 철회

여야가 앞다퉈 4.10 총선 공천 취소에 나섰다. 문제의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을 때는 “지켜보자”며 버텼지만 비판 여론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뒤늦게 칼을 빼든 것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밤늦게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공관위는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13일 도 후보가 두차례 사과한 걸 이유로 공천을 유지했다가 하루만에 결정을 뒤집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도 후보는 2019년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 “조직적인 무기고 탈취와 관련해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도 후보는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서는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이날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의 공천도 취소했다. 공관위는 “정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 온 국민 눈높이 및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역언론인 충북인뉴스는 지난 2월 정 의원이 지역구 사업가로부터 청탁과 함께 1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정 의원은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부인했지만,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그것은 수사 절차에서 확인되는 것이고 지금은 여러가지 증거를 종합할 때 우리 도덕 기준에 맞지 않아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14일 정봉주(서울 강북을)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이재명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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