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언급이 왜 선거방송”

2024-03-15 13:00:14 게재

평화방송 “책임진 사람 없다” 논란

유족, 선방심의위 제재 착수 반발

이태원참사 유족이 ‘참사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취지의 방송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백선기·선방심의위)가 징계하려 하자 반발하고 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4일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톨릭평화방송(CPBC)에 대한 선방심의위 편파 심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선방심의위가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사실 관계를 알리고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부정하고 있다”며 “편파적 입장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것에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CPBC는 지난 1월 30일 ‘김혜영의 뉴스공감’ 방송을 하면서 진행자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만 떠밀리듯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고 아무도 책임을 진 사람은 없는 상태”라고 발언했다.

참석 패널도 “가장 중요한 여러 직책에 계신 분들이 정치적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들과 유족들이 분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이 있자 선방심의위는 이달 7일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악의적으로 비판했다’는 민원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CPBC에 대해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제작진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민원 내용은 ‘이태원참사 관련 현재까지 모두 23명이 기소됐고 그중 6명이 구속된 상태임에도 마치 김 전 청장 1명만 기소된 것처럼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가족과 언론단체는 "총선과 연관 없는 방송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제재에 착수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 운영위원장은 "(방송) 발언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건가. 도대체 무엇을 지적하고 싶은 것인지 (선방심위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무려 159명 국민들이 한순간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길을 가다 압사를 당했다. 이에 대해 책임지고 처벌받고 있는 사람이 있나. 아무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경영 언론장악저지행동 공동대표(성공회 신부)는 "진행자가 팩트를 이야기했는데 그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유불리로 따지는 것 자체가 이 정부의 언론인식이 얼마나 천박한 것인지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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