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현승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경기 안양고)

2024-03-20 17:35:57 게재

프로그램·인공지능 파고들며 에듀테크 전문가 꿈꿨어요

중학생 때까지 수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이현승씨. 그는 고등학교 입학 후 <정보> 수업과 특강을 통해 수학뿐만 아니라 공학 분야에도 흥미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관련 분야를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열린 프로그래밍 특강을 듣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 분야에 눈을 떴다. 수학적 능력을 바탕으로 정보 분야에 더욱 집중했고, 점차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 개발자로서의 길을 모색했다. 희망 진로에 대한 열정과 꾸준한 활동을 통해 관심사를 확장해나간 현승씨는 결국 건국대 컴퓨터공학부에 학생부종합전형(KU자기추천)으로 합격했다. 눈부신 대학 생활을 시작한 현승씨를 만나 그의 고교 시절 경험과 꿈에 대해 들어봤다.

이현승 |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경기 안양고)

이현승 |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경기 안양고)

사진 이의종

최고의 학습법? 친구 가르쳐주기!

현승씨는 모교인 경기 안양고에서 ‘수학 선생님’으로 유명했다. 수학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은 언제나 현승씨를 찾았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에도 친구들의 질문에 친절히 답해줬다. 그는 친구들에게 쉽게 설명해주며 고등학교 생활 내내 ‘정답지’ 역할을 했다.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제겐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었어요. 같은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 설명하다 보니 문제를 완전히 외우게 되더라고요. 기존의 풀이법 외에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계속 고민해보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 설명하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확인하고, 더 쉬운 해결책을 찾아보는 과정은 학습에 큰 도움이 됐어요.”

더불어 현승씨는 수학은 혼자서 깊이 고민해봐야 하는 과목이라고 강조했다.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에만 의존하면 머릿속에 남는 게 없어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수학 모의고사만 6개 정도를 몰아서 푸는 날도 있었는데, 문제를 푼 뒤 명확하게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모아놓고 고민을 시작했어요. ‘왜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이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원만하게 해결될까’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졌죠. 또 수학을 더 잘하는 친구에게 조언도 구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또한 간편하게 그래프를 그려주는 프로그램인 ‘지오지브라’를 적극 활용했다.

“단순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함수를 그래프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미적분은 특히 그래프 그리기가 까다롭거든요. 그래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문제를 추론해나가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됐어요.”

공학 계열→프로그램→인공지능 다양한 활동으로 진로 확장

수학을 좋아했던 현승씨는 고1 때 <정보> 수업과 특강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했고 이에 흥미를 느꼈다. 그의 관심은 점차 인공지능으로 확대됐고, 이전에 수학 교사를 꿈꿨을 만큼 교육에도 관심이 있어서 이를 접목한 에듀테크 분야로 진로를 확장해갔다. 과목도 희망 진로에 필요한 과목들을 선택했다.

“프로그램과 인공지능 분야로 진학하려면 <물리Ⅰ·Ⅱ> <기하> <정보> <미적분> <인공지능수학> <프로그래밍> 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선택했어요. 특히 <물리학Ⅱ>가 예상외로 진로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정보> <프로그래밍>에서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배운다면, <물리학Ⅱ>에선 하드웨어에 관한 내용을 배우는데요.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소프트웨어에서 배운 함수들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프로그램 코드를 통해서만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회로도를 통해 물리적으로 구상하는 과정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이러한 경험은 대학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방금 듣고 온 ‘컴퓨터공학개론’ 강의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뤘어요.”

현승씨는 과목별 수업에서도 정보, 프로그램,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탐구 활동을 진행했다. <정보>에서는 머신러닝 도구를 활용해 웰시코기와 진돗개를 구별하는 ‘소형견 구별’ 인공지능 앱을 제작했으며, <수학Ⅰ>에서는 무선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간섭 현상을 일으켜 소음을 차단하는 원리를 조사했다. <수학Ⅱ>에서는 ‘모든 구간에서 미분 불가능한 연속함수’를 주제로 바이어슈트라스 함수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고, <인공지능수학>에서는 텍스트 분류 단원에서 제시하는 수학 개념인 유클리드 유사도와 코사인 유사도를 이해하고, 파이썬으로 텍스트 데이터의 유사도를 비교했다. <프로그래밍>에서는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의 배열과 if문, while문, for문을 활용해 ‘숫자 야구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과목 수업 외에도 현승씨는 경기도형 정보 교과 특성화학교인 모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교에서 열린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 관련 특강에 참여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논문을 탐색하는 등 학습을 심화시켰어요. 특히 고2 때 정보학술제에서 친구 한 명과 함께 ‘인공지능의 강화학습 이해’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로봇이 미로를 탈출하는 최단 경로를 학습하는 프로젝트로, 다양한 변수와 오브젝트를 고려해야 했기에 상당히 복잡했어요. 이 과정을 풀어나가기 위해 코드를 단축하기보다는 하나하나 작성하며 프로그램의 움직임과 학습 과정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경험을 해봤는데, 많은 시도를 통해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인공지능 기반 에듀테크 개발자 되고 싶어요”

현승씨의 내신 성적은 2.32등급으로, 수시 종합전형으로 네 곳, 교과전형으로 두 곳에 지원했다. 프로그램 관련 활동으로 가득 찬 학생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종합전형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경희대 인공지능학과,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숭실대 AI융합학부는 종합전형으로, 세종대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과, 인하대 인공지능공학과는 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이중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숭실대 AI융합학부 총 세 곳에 합격했다.

“종합전형은 내신 등급뿐만 아니라 학생부와 면접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에요. 따라서 성적만으론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할지라도, 다양한 프로젝트와 학교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학생부를 풍부하게 채울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자신의 내신 등급보다 높은 수준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종합전형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기를 바라요.”

대학원에 진학해 인공지능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현승씨. 그는 인공지능 중에서도 에듀테크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하면서 제가 의지할 수 있었던 건 교과서와 휴대전화뿐이었어요. 학습에 도움이 되는 앱을 내려받아 공부했는데요. 지금은 교육 관련 앱이 다양하게 잘 나와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사용 가능한 앱이 제한적이었고, 많은 앱들이 사용하기 불편하고 형식적인 느낌이었어요. 원래 수학 교사를 꿈꿨을 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요. 교사로서 직접 가르치는 역할을 맡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을 통해 교육 앱이나 웹사이트를 개발해 보편적인 교육을 실현하고 싶어요.”

취재 오승주 기자 sj.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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