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경주시, 숭덕전 제례 봉행

2024-03-21 09:25:02 게재

무형유산 지정 후 첫 공개행사

사단법인 신라오릉보존회 주관

지난해 경상북도 무형유산 제51호로 지정된 ‘숭덕전 제례’가 20일 경주에서 열렸다.

이날 숭덕전 제례는 춘분날에 지내는 춘향대제로 신라 시조왕 박혁거세 위패를 모시고 있는 숭덕전에서 사단법인 신라오릉보존회의 주관으로 경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후 첫 공개행사로 열렸다.

‘경주 숭덕전제례’는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왔으며 조선 성종 때는 ‘국조오례의’에 수록해 성문화하고 향과 축문을 내려 경건하게 향사토록 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관리됐다.

경북도는 지난해 11월에 제례의식, 제례복식, 제례음식 등의 경험과 지혜가 전승 보전할 무형 유산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경주 숭덕전제례’를 도지정 무형유산종목으로 지정하고 보유단체를 (사)신라오릉보존회로 지정했다.

박씨의 시조인 박혁거세 왕의 제향을 받드는 숭덕전(오릉 내) 춘향대제는 초헌관에 이철우 경북도지사, 아헌관에 박몽용 화남그룹 회장, 종헌관에 박기태(숭덕전 참봉) 등이 각각 헌관직을 수행했다. 숭덕전은 문화유산자료 제254호로 조선 세종 11년(1429년)에 창건됐으나 선조 25년(1592년)에 불탔으며, 그 후 여러 번 다시 지어 현재의 모습은 영조11년(1735년)에 고친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제례의 초헌관으로 참석해 “인구감소와 의식 변화로 제례 문화가 줄어드는 가운데 후손들에게 남겨 줄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줘서 감사하다”며 “천년 역사를 유지한 신라의 정신을 본받아 미래 경북의 오천 년을 위해 국가적 위기인 저출생 극복에도 앞장서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주 숭덕전을 비롯해 숭혜전, 숭신전에서도 김씨, 석씨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춘향대제가 봉행됐다. 신라는 이들 세 성씨가 돌아가면서 56명의 왕이 왕위를 계승하며 천년사직을 이어갔다. 왕은 박씨가 10명, 김씨가 38명,석씨가 8명이었다.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13대 미추왕, 삼국통일을 이룩한 30대 문무왕, 56대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제향을 받드는 숭혜전 제례에는 초헌관에 김광택 사회복지재단 아가의집 회장, 아헌관은 김주원 서라벌골프클럽 이사, 종헌관은 김중배(숭혜전 참봉)가 각각 헌관직을 수행했다.

경주 숭덕전  제례 봉행
지난해 경상북도 무형유산 제51호로 지정된 ‘숭덕전 제례’가 20일 경주에서 열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초헌관으로 제례에 참석했다. 사진 경북도 제공

숭혜전은 문화유산자료 제256호로 처음 월성에 사당을 지어 경순왕의 위패를 모셨으나 임진왜란으로 불타고 인조5년(1627년)에 동천동에 새로 사당을 지었다가 정조18년(1794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기고 황남전이라 고쳐 불렀다. 이 후 고종 24년(1887년)에 미추왕 위패를 모시고, 이듬해 문무대왕의 위패도 모셨다. 이때 고종황제가 사당을 크게 짓게 하고 숭혜전 편액을 내렸다.신라 4대 석탈해왕의 제향을 받드는 숭신전 제례에는 초헌관에 석노기(숭신전 참봉), 아헌관은 석차랑(전 숭신전 참봉), 종헌관은 석덕조(보전회 상근이사)가 각각 헌관직을 수행했다.숭신전은 문화유산자료 제255호로 1898년 광무 2년 월상안에 지었다가 1980년 석탈해왕릉 옆인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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