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출마자를 보니

2024-03-25 13:00:24 게재

지역구 경쟁률 하락, 무소속도 대폭 줄어…거대양당 대결 123곳

녹색정의당 17개 지역구 출마, 4년 전 106곳서 감소

3자 이상 경쟁 지역구도 250곳에서 131곳으로 축소

4.10 총선의 지역구 경쟁률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지고 무소속 출마자수도 줄면서 거대양당 구도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22대 총선에 나갈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지역구의 경우 21개 정당에서 699명이 등록해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대 총선에서는 253개 선거구에 934명이 지원해 3.7대 1, 21대 총선에서는 1118명이 후보등록을 완료, 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제3당 역할을 해온 정의당의 부진이 가장 눈에 띈다. 정의당은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을 만들었지만 지역구 출마자수는 17곳에 그쳤습니다. 4년 전에 정의당 이름으로 106곳에 후보를 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것이다.

출근길 인사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위성정당 들어간 진보당, 출마자 줄어 = 100개 이상의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던 진보당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들어가면서 합의에 따라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고 그 결과 지역구에 나가는 후보자수가 크게 줄어 21명에 그쳤다. 거대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나온 제3지대의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각각 28곳과 43곳에 지역구 후보를 냈다. 이번 총선에서 제 3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조국혁신당은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비례정당을 선언했다.

현장 기자회견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현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4년 전에는 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외에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결합한 민생당이 79곳, 우리공화당과 민중당이 각각 57곳, 68곳에 지역구 후보를 내는 등 소수정당들에서의 지역구 출마가 활발했다.

3자 이상 구도 역시 크게 줄었다. 한 지역구에 3명이상 도전하는 곳이 131개로 전체 지역구중 절반수준인 51.6%였다. 21대 총선에서는 3자 구도 지역이 55곳, 4자 102곳, 5자 25곳 등 250개 지역구가 3명이상 경쟁지역구였다. 양자대결은 253개 중 3곳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3개 이상의 정당 후보들간의 경쟁 구도는 대체로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녹색정의당 후보와 함께 민주당에서 나온 비이재명계 후보들이 제3지대인 새로운미래로 이동해 출마, 민주당 후보의 표를 일부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이 경기 고양갑에 다시 나왔다. 민주당 당대표와 문재인정부 총리를 지낸 새로운미래 대표 이낙연 후보가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민주당 소속 민형배 후보와 대결한다. 대표적 친문, 비명 인사인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을 나와 새로운미래에 결합했으며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서 민주당 박선원 후보 등과 4파전을 펼친다. 경기 부천을과 대전 대덕에서도 각각 민주당으로부터 컷오프 당한 설훈 후보, 박영순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국민의힘·민주당 후보와 싸운다. 서울 강북갑 유승희 후보는 새로운미래에 입당해 과거 자신이 당선됐던 지역구에 출마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손잡은 ‘반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은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갈길 바쁜 민주당 공영운 후보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금태섭 후보는 서울 종로에서 국민의힘 최재형·민주당 곽상언 후보와 붙는다.

◆무소속은 공천 떨어진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 = 무소속 후보 등판으로 다자구도가 형성된 지역도 눈에 띈다. 지역구 선거에 도전장을 낸 무소속 후보는 총 58명이다. 4년전 128명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국민의힘에서 나온 인사들은 주로 보수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도전하고 있다. 최경환 후보가 경북 경산에 출마했고 부산 수영 장예찬 후보,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 충북 제천·단양 권석창 후보, 경남 진주을 김병규 후보 등이 공천에서 탈락한 후 무소속행을 탔다.

민주당에서 컷오프된 서울 동작갑 전병헌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김병기 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전체 지역구 중 48.4%인 123개에서는 거대양당 후보들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주로 여당 국민의힘 후보와 제1야당 민주당 후보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지역들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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