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공보 아예 못 받아…2장짜리 공보물조차 날림”
재외투표 오늘부터 … 개혁신당·조국혁신당 공약 빈칸
지역구 후보 직접 찾아봐야 … “지역구 공약은 준비 중”“
국내 유권자와 달리 해외에 나가있는 재외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쉽지 않은 여정이다. 유권자로 등록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노력이 드는 데다 투표 역시 대사관 등으로 이동해야 해 ‘참정권’ 행사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지역구, 비례대표 후보를 확인하고 공약을 챙겨보는 데도 많은 장애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한 해외주재원이 이메일로 받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후보자 정보자료’를 보면 정당과 후보자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한 ‘정당과 후보자 정보 전체와 정당별 자료’와 함께 투표장소와 기간, 재외 투표소에 갈 때 가지고 가야 하는 것 등이 제공됐다. 정당과 후보자 정보를 내려 받으면 정당의 비례대표 정보를 볼 수 있다. 이 자료를 보면 기호 3번 더불어민주연합부터 시작한다. 각 정당별로 비례대표 명단과 공약을 2장 안에 넣어 만들었다. 더불어미래연합의 경우 비례대표 후보 30명까지 이름, 경력 등을 넣는 바람에 10대 공약은 마지막 6줄 안에 기재해놨다. 기호 4번인 국민의미래는 첫 장에 후보명단을, 두 번째 장에 공약을 넣었다. 기호 5번인 녹색정의당은 두 번째 장 맨 위에 ‘재외동포 공약’을 내놓아 상대적으로 신경을 쓴 흔적을 보여줬다. 신당 중 7번 개혁신당, 8번 자유통일당, 9번 조국혁신당의 공약란은 비어있었다.
지역구 후보에 대한 안내는 별도로 없었다.이메일 안내 내용의 맨 밑 부분에 있는 ‘관련정보 참조’에 담은 재외선거, 외교부, 선거통계시스템, 정책·공약 마당을 누르면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찾아갈 수 있게 했다.
지역구 후보를 찾아보려면 선거통계시스템에 표시된 지도에서 수차례의 클릭으로 자신의 한국 주소에 맞는 지역구를 선택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후보자 공약을 찾아보려면 ‘정당 후보자 정보자료(정당별)’ 맨 밑 부분에 위치한 ‘더 자세한 정당 및 공약 보러가기’를 선택해 들어가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 공약 마당’이다. 정당정책 확인하기를 통해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기호 2번 국민의힘의 공약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 후보자 공약은 ‘준비 중’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 공천과 경선이 늦어지면서 지역후보자 공약이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정의당 장혜영 후보가 전한 페이스북 내용을 보면 김정희원 미 애리조나주립대 부교수는 “지역구 공보물은 아예 받아보지도 못했고 비례대표 공보물은 참혹한 수준”이라며 “겨우 ‘두 페이지 공보물’조차 날림으로 만들어서 보냈나”라고 했다. 공약이 없는 개혁신당,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클릭하는 순간 황당함과 분노가 교차할 수 있으니 미리 당부”라며 “미국에 사는 동안 이런 적이 있었던가. 기가 막힌다”고 했다.
중앙선관위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후보자 정보’(https://nec.go.kr/html/partyinfo_2024.html)를 제시하면서 “재외선거인 대상 안내메일은 동시에 일괄 발송하였으며, 위 웹페이지를 접속하여 정당후보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비례후보명단 등 정당 홍보에 필요한 사항은 후보자등록마감일까지 제출받았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는 해외 거주 유권자들의 투표(재외 투표)가 이날부터 뉴질랜드 대사관·오클랜드 총영사관 재외투표소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실시된다고 밝혔다. 전 세계 115개국(178개 재외공관) 220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재외유권자는 지난 11일 기준 14만7989명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