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건설시장, 하락세 이어질 듯”

2024-04-03 10:10:37 게재

‘민간부문 부진’…건정연 보고서

올해 2분기 건설시장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2일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2분기 건설시장에 대해 공공부문은 재정 조기 집행으로 양호하겠지만 주택공급 여건 악화에 따른 민간부문 부진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와 공사비 상승 부담을 그 이유로 꼽았다.

건정연은 “상방 요인에 비해 하방 요인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 각종 선행지표가 감소세를 보인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가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공사 계약액은 총 240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9%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계약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72조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설공사 계약액은 2022년 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8.4%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건정연은 지난해 기준 건설투자에서 민간부문 비중이 80%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간 중심 회복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공공부문 계약액은 6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지만, 민간부문은 173조1000억원으로 26.4% 감소한 상태다.

민간부문 건설경기 회복조건으로는 공사비 안정과 금리 인하 등 금융시장 여건 개선을 지목했다.

건설공사비 지수는 지난해 이후 상승률 자체는 줄었지만, 공사비 금액 자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500대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6.4%에 해당하는 기업이 현재 금리 수준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의 어려움도 2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 구매력이 약화하고, 공급 여건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주택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세수급지수는 강보합 수준인 것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드러낸다.

건정연은 보고서에서 “불확실한 주택시장 전망, 대출이자 부담 등 주택 매수에 대한 수요자의 부담이 지속되면서 섣부른 매수보다는 관망세 또는 전세 전환을 보이는 사례가 누적돼 수급지수가 하향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주택건설 인허가와 착공이 늘었지만, 이는 공공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며, 지속 가능성은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건정연은 덧붙였다.

박선구 건정연 실장은 “고금리 상황 지속, 부동산 PF 부실화, 건설 선행지표 악화, 기업이익 축소 등으로 건설경기가 냉각됐다”며 “건설환경과 여건이 부정적이지만 공공투자 확대 등에 따라 하강국면 낙폭축소와 기간단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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