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깜짝실적’ 2분기는 더 좋다

2024-04-05 13:00:49 게재

1분기 영업이익 6조6000억원 … 대만 지진 ‘반사이익’ 가능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기대치를 넘어서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5조5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업계에선 2분기 실적은 더욱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실적에는 반도체가격 상승이 가장 큰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지난해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주력 제품인 디램(DRAM)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했다. 낸드도 23~28%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반도체 수출액은 117억달러로 2022년 6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는 3~8% 오를 전망이다. 낸드도 1분기 23~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는 13~1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2분기 7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가격 상승 추세가 계속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수준까지 가시권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5세대 HBM인 HBM3E를 올해 상반기에 양산하고, 올해 HBM 출하량도 작년 대비 최대 2.9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3일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생산 차질은 대만에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의 69%가 집중된 산업 구조, 즉 단일 공급망 리스크를 부각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최적 대안으로 부상해 장기적으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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