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높이는 단백질, 염증도 유발

2024-04-09 13:00:01 게재

김효수 서울대병원 교수팀

심혈관질환 약 개발에 기대

국내 연구팀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단백질이 염증도 유발해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기전을 확인했다. 관련 질환 약 개발에 길이 열렸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의생명연구원 장현덕 교수, 신다솜 박사, 김성찬 박사과정)이 생쥐모델과 인간세포실험을 통해 PCSK9 단백질의 새로운 죽상경화증 악화 기전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ature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온라인 발표했다.

9일 교수팀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이나 호르몬의 재료로 쓰이는 필수 물질이다. 하지만 혈관 벽에 침착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죽상경화증을 일으킨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이 콜레스테롤이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와 결합해 분해된 후 담즙으로 소모되거나 배출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

하지만 간세포에서 분비되는 PCSK9단백질이 LDL 수용체와 결합해 이 수용체를 파괴하면 LDL 콜레스테롤 배출이 불가능해진다. 그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해 죽상경화증이 악화될 수 있다. 이를 치료하고자 다양한 PCSK9 단백질 억제 항체(에볼로큐맵, 알리로큐맵 등)가 개발돼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 PCSK9단백질이 LDL 수용체를 파괴하는 기전에서 ‘CAP1’ 단백질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팀은 이번 실험으로 PCSK9의 또 다른 죽상경화증 악화기전을 발견한 것이다. 먼저 생쥐를 일반그룹과 LDL 수용체가 없는 그룹으로 나눠 죽상경화증 모델을 확립한 후, 바이러스벡터 정맥주사로 PCSK9의 과발현을 유도했다. 그러자 모든 개체에서 죽상경화증이 악화됐다. LDL 수용체 여부와 관계없이 죽상경화증 악화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PCSK9와 CAP1의 결합을 차단하는 차단제(Fc-CAP1) 개발에 돌입했다. 인간세포 분석 결과, Fc-CAP1은 에볼로큐맵 항체와 달리 단핵구의 흥분을 막아 염증을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PCSK9 단백질이 죽상경화증 악화에 있어 콜레스테롤 상승 및 염증 유발이라는 2가지 나쁜 작용 기전을 갖고 있음을 최초로 밝혔다”며 “현재 시판되고 있는 PCSK9 억제항체인 에볼로큐맵 피하주사제는 콜레스테롤은 낮출 수 있으나 염증 통제 효과는 없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 중인 차단제는 2가지 효과를 모두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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