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당’에 걸린 이재명·한동훈 운명

2024-04-09 13:00:22 게재

여야 총선 전권 지휘

정치적 위상 갈림길

4.10 총선 주권자들의 선택은 여야의 승패뿐 아니라 여야 유력 인사들의 정치적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1당, 과반의석 확보여부에 따라 차기주자의 위상을 굳건히 할 수도, 벼랑 끝으로 몰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지휘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향후 정국의 주도할 리더십을 갖느냐의 갈림길에 선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총선에 앞서 ‘제1당·과반’을 목표로 제시했다. 총선 공천부터 선거운동까지 거의 전권을 행사하며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바꾼 상황에서 총선 목표를 달성한다면 정치적 성과는 오롯히 그의 몫으로 남게 된다. 성공할 경우 차기 당권은 물론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은 공고해진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위기에 처한 여당을 구원한 차기주자 위상을 갖느냐가 걸려 있다. 제1당 혹은 21대 총선결과를 뛰어 넘어 한강·낙동강벨트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느냐 등이 정치적 평가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과 비교해 ‘여당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 중심체제로 급속도로 재편될 공산이 크다. 반대의 경우 본인의 정치진로는 물론 미래자산을 끌어 쓴 국민의힘은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조국혁신당 조 국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을 끈 정치인으로 자리잡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선거 메시지와 전략 등을 통해 야당 지지층의 요구를 정확히 짚어냈다”면서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수혜자는 조 국 대표”라고 평가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평가를 통해 부활한 정치인 조 국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도 있다. 야권의 유력한 차기주자의 면모를 세웠다.

이준석, 이낙연 등 제3정당을 꾀한 야당 대표의 운명은 풍전등화 형국이다. 사전투표 직전까지의 여론조사 등을 고려하면 지역구에서의 승부는 물론 당 자체의 전망이 불투명하다. 정치적 반전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구에서 맞붙은 여야 중진 인사들의 정치적 명운도 크게 갈린다. 지역구 선거가 향후 정치적 위상을 가를 관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는 인천 계양을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맞붙었다. 불리한 여건을 뚫고 승리한다면 여권내 위상이 급상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경쟁하고 있는 민주당 이광재,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도 차기로 가는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 후보는 강원도를 넘어 전국구 정치인으로 성장할 기회를 갖느냐가 걸려 있다. 수성 위치에 있는 안 후보는 대선 행보를 지속할 수 있느냐가 걸린 선거다.

경남 양산을에서 맞붙은 민주당 김두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모두 낙동강벨트 승패의 키워드로 통한다. 지역구 승패는 또한 여야의 차기주자 반열에 진입하느냐도 걸려 있다.

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의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두 후보 모두 대권 잠룡으로 불린다. 대선 캐스팅보트 지역 중 하나인 경남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다선 의원들의 생환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민주당에선 조정식 추미애 후보가,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 후보가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개인의 정치적 진로뿐 아니라 여야의 원내전략 방향이 좌우될 수 있다. 민주당내 비명계로 총선운동에 참여한 김부겸 전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정치적 위상을 회복할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명환 김형선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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