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대치 장기화,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정부 ‘의료개혁’ 지속 추진 전망 … 환자단체 “국회도 환자안전 보장·사태 조정해야”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지만 의대증원과 의료개혁을 반대하는 의사단체들의 활동은 이어지고 정부의 정책 추진도 계속되면서 의정간 대치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환자단체는 “국회도 이번 사태를 조정하고 환자안전을 보장하는 중재·입법활동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관련해서 사회적 대화로 사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된다.
1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 이후에도 대화로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대치는 장기화가 되고 있다. 의료계는 내홍마저 보이며 여전히 입장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선거 후 하겠다던 의사단체들의 합동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의료계의 법정대화창구인 의사협회의 임현택 신임 당선인은 강경 기조로 일관되게 보여왔다. 하지만 의료계는 4월의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현재 비대위 의대교수 전공의 등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가운데 새 의협회장은 임기가 5월부터 시작된다.
이번 총선 결과로 인해 정부의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의대증원과 의료개혁은 이번 정부 정책 중 국민의 지지가 높은 사안이고 민주당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적극적으로 반대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여서 정부가 기존 방향을 틀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방의 한 병원장은 “그 나마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부 정책인데다 초고령사회 의료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루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의대정원은 입시절차와도 연결돼 있어 정원 발표를 정부가 나서서 뒤짚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전공의 이탈로 빚어진 수련병원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한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해왔다. 당장 응급중증환자 진료에 문제가 없어야 하는 대응책이기도 하지만 사태 장기화를 정부는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총선 끝난 이후에는 사회적 대화 움직임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예고한 대로 의료개혁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한덕수 총리는 선거 전 ‘국회의 협치’를 강조하면서 “의료개혁을 위해 열린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선거 유세에서 밝혔고 더불어민주연합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4자협의체 구성’을 통해 사태 해결과 의료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환자단체들은 전공의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환자의 생명 위험과 건강 피해를 해결하고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의 중재와 입법활동을 요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5일부터 5월 4일까지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피해방지를 위해 국회의 중재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동의청원은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골자로 한다. △의료진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국회 중재 △국회가 이번과 같은 의료인이 중환자실 응급실을 이탈하는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입법을 추진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사태 해결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이제는 국회가 나서 줘야 한다”며 “정치권은 이제 총선도 끝났으니 현재의 진료공백 사태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