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하고 ‘탄핵’은 막았다…야권'189석'

2024-04-11 13:00:02 게재

범진보 진영, 다시 입법권 주도 … 3년 임기 윤석열정부 '거부권' 여전

국민은 야권에 180석 이상을 몰아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2년을 심판하면서도 탄핵이 가능한 한계선은 허용하지 않았다. 대통령 거부권의 효력도 남겨뒀다. 21대 총선과 비슷한 결과로 극단적 대치국면을 보여줬던 ‘21대 국회’를 예상케 하는 구도다.

11일 오전 9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4.10일 총선결과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을 얻어 원내 1당 자리를 유지했고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109석으로 뒤를 이었다.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포함)과 조국혁신당(12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까지 더한 진보진영 연대가 189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을 얻었고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연합이 14석을 확보하면서 4년 전 21대에서 얻은 180석에 근접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례정당인 조국혁신당은 12석을 얻으며 제3당에 올랐다. 3지대의 새로운미래에서는 김종민 의원이 세종갑에서 선전해 1석을 챙기며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녹색당과 선거연합을 펼친 녹색정의당이 지역구와 비례의석을 모두 얻지 못해 원외정당으로 전락한 반면 진보당은 지역구에서 1석을 얻어냈고 민주당과 손잡고 들어간 비례위성정당에서 2석을 확보할 수 있어 3석을 가진 원내정당으로 진보정당의 바통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지역구에서 90석으로 지난 총선(84석)보다 다소 늘고 비례의석에서 19석을 얻어내며 100석을 넘겨 개헌선을 지켜냈다. 3지대의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 승리에 힘입어 3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수도권 전체 122석 중 102석을 싹쓸이하며 승기를 잡았다. 서울 48곳 중 37곳, 경기 60곳 중 53곳, 인천 14곳 중 12곳이 민주당 수중에 들어갔다.

다만 국민의힘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 ‘한강벨트’를 지켜내며 반격의 교두보는 확보해놨다. 용산과 강남 3구와 함께 동작을, 마포갑까지 4년전보다 전선을 넓혀놨고 진보진영의 아성인 도봉갑에서 선전하면서 민주당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60석의 경기도에서 민주당은 53석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6석, 개혁신당은 1석을 얻는데 그쳤다. 21대 총선과 비슷한 구도다. 민주당은 수원 5개 지역구를 모두 휩쓸었고 ‘반도체 벨트’로 묶인 용인·화성·평택의 11개 선거구에서도 10석을 쓸어 담았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중원, 충청의 민심 역시 민주당에게 28석 중 21석을 내주면서 압승을 지원했다. 7석이 배정된 대전의 모든 의석이 민주당에 몰렸고 세종에서 1석, 충남 8석, 충북 5석도 민주당에 돌아갔다. 국민의힘은 4년 전과 같이 대전과 세종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채 충북은 나름 선방했지만 충남에서는 2석을 빼앗기며 수세를 입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텃밭의 자물쇠를 꽉 잠가두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은 호남 28석, 제주 3석을 싹쓸이했다.

국민의힘 역시 대구·경북의 25석을 모두 차지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 40석 중 34석을 확보하는 등 전통적 강세 지역인 영남권을 지켜냈다. 부산과 양산을 걸친 낙동강 벨트 8곳에서도 양산을과 사하갑을 탈환하면서 1석(북구갑 전재수 후보)을 확보하는 데 그친 민주당의 ‘동진’ 거점을 약화시켰다. 강원에서는 8석 중 6석을 확보하며 수성에 성공했다.

비례의석은 국민의미래가 36.67%를 얻어 18석을 확보했고 더불어민주연합이 26.69%로 14석, 조국혁신당이 24.25%로 12석을 얻었다. 개혁신당은 3.61%로 2석을 챙겼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 이어 앞으로 4년도 입법권을 쥐고 임기가 3년 남은 윤석열정부를 강하게 견제할 위치를 점했다. 다만 입법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은 가능하지만 개헌이나 탄핵은 어렵고 특검 등 입법 역시 대통령 거부권이 버티고 있어 ‘독주’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사전투표율(31.3%)과 재외투표율(62.8%)이 총선사상 최대치까지 뛰었고 전체 투표율은 67.0%로 4년 전 66.2%를 넘어섰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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