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르면 15일 이란에 보복 대응”
미국·서방 확전방지 안간힘 속 위기 고조
안보리서 “이란은 나치” vs “자위권” 격돌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습’에 따른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란의 보복 공습 하루 뒤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는 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격한 설전을 주고받으며 아무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끝이 났다.
미국과 서방이 중동 전쟁으로의 확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열쇠를 쥔 이스라엘의 행보에 전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15일)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다만 “이 당국자들은 양국 모두가 승리감을 지닌 채 다시 거리를 둠으로써 확전을 제한할 출구가 생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달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에 300여기의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을 비롯한 다층 방공망으로 99%를 격추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반격에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전쟁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이번 공습에 대해선 상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세계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타냐후 총리가 14일 전시내각을 소집해 보복 대응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시기와 형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15일 오후 4시 뉴욕에서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전날 공격이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은 중동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정권의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에 대해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오늘날 이란 정권은 나치 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난하면서 “안보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추가 확전을 경계한다면서 이란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비난을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미국 영국 프랑스가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을 비난하지 않은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맞서면서 회의는 성명이나 결의안 없이 마무리됐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