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엔화약세에 일본 직구 몰려

2024-05-03 13:00:02 게재

닛케이아시아

최근 엔화가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외국 소비자들이 일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구매대행사이트로 몰리고 있다. 이번주 엔화는 달러당 160엔까지 하락했다.

2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이외의 소비자들이 ‘메루카리’나 ‘야후재팬’과 같은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구매대행사이트에 직접 접속하고 있다. 상품대금은 엔화로 결제되며, 일반적으로 250~500엔(1.60~3.20달러)의 정액요금과 구매방식에 따른 결제 수수료가 추가된다.

지난달 이커머스 플랫폼인 ‘프롬재팬(From Japan)’을 이용한 미국인 스테판 피터슨은 닛케이에 “올해 10월 결혼할 예정인데, 결혼식에 입을 정장을 일본에서 구매했다”며 “지금 엔화가 약세여서 다행이다. 미국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금액”이라고 말했다.

미국인 로건 페어브라더는 지난주 ‘바이이(Buyee)’에서 3만1600엔(약 200달러)으로 의류 3벌을 구매했다. 그는 “1달러가 100엔이었던 때를 기준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약 115달러를 절약한 셈”이라며 “모든 것이 33% 이상 할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포켓몬카드 등 장난감과 수집품 전문 구매대행사이트를 운영하는 테레사 타니자키는 “엔화약세로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몇 주 동안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쏟아지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자정을 넘어 근무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매대행사이트인 ‘젠마켓(ZenMarket)’은 환율하락으로 배송이나 결제처리와 같은 운영비용이 더 비싸지만 고객에 대한 엔화약세를 적극 마케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앨런 자오는 구매대행서비스를 이용해 일본 디자이너 옷을 구매한 뒤 뉴욕의 위탁판매점이나 이베이 같은 경매사이트에서 재판매하고 있다. 그는 “엔화가치 하락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매장에 최대 50%의 높은 수수료를 내고도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제품의 가격이 너무 낮아 그 정도의 수수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