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최세영 한국뉴욕주립대 전자정보공학과(인천하늘고)

2024-05-03 11:03:05 게재

물리 선생님과 씨름하며 공학도의 꿈 키웠죠

교내 활동은 뭐든지 열심히 했다. 동아리에선 부서장으로 활동했고 학급 임원이 됐을 때는 진로가 비슷한 친구끼리 모여 학급 특색 활동도 했다. 학교 홍보 영상을 만들고 교지 편집, 학술제 관련 콘텐츠 제작도 했다. 이런 적극성은 대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연히 미국과 유럽의 주요 대학 4곳이 모인 인천글로벌캠퍼스의 공동 입학 상담·설명회에 참석, 이들 대학의 특성과 국내 대학 진학, 자신의 진로를 꼼꼼히 따져본 후 한국뉴욕주립대 전자정보공학과에 지원해 합격했기 때문이다. 최세영씨의 대입 도전기를 들어봤다.

최세영 | 한국뉴욕주립대 전자정보공학과(인천하늘고)

최세영 | 한국뉴욕주립대 전자정보공학과(인천하늘고)

사진 이의종

독서 토론에서 시작된 바이오칩 탐구

세영씨가 자신의 진로를 본격적으로 탐색한 계기는 화학·생명·공학·사회과학 영역을 망라하는 자유 전공 동아리였다. 이 중 화학·생명 부서와 연합했을 때 주제를 확장해 탐구하기 좋을 것 같아 공학 부서를 선택했다.

“다양한 부서의 친구와 협업해 셀룰로스를 이용한 친환경 라면 국물 쓰레기통을 설계했어요. 셀룰로스는 당류 중에서 분자량이 가장 큰 물질로 냄새가 없는 흰색 고체이며 물에 녹지 않는 특성이 있어요. 친구들이 라면을 좋아해 즐겨 먹는데, 라면 국물은 대개 남겨요. 라면 국물의 지방 성분이 배관에 붙어 배수구를 막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물과 기름을 구분해 버릴 수 있도록 쓰레기통 칸을 나누고, 셀룰로스 기반으로 만들어진 나노 섬유에서 거른 기름이 쓰레기통의 기름 칸으로 들어가게 했어요. fusion360 프로그램을 이용해 모델링했죠.”

학급 특색 활동으로 진로가 비슷한 친구와 함께 바이오칩도 탐구했다. 독서 토론에서 시작된 탐구였다. <나노 바이오 테크놀로지>를 읽고 바이오칩에 흥미를 느낀 친구가 모임을 만들었다. 바이오칩은 트랜지스터 대신 유리판 위에 인간의 유전 정보가 담긴 효소 조각을 부착한 생화학 반도체다. 바이오칩은 생명·물리 내용을 포함해 진로가 다른 친구와 함께 탐구하기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

“항원 항체 반응 센서에서 항원이 항체에 결합하면 수용체의 전기적 성질이 변하고 바이오칩 트랜지스터의 전기 전도도가 변합니다. 전압 변화를 유도해 트랜지스터의 스위칭 작용(서로 다른 신호 전압을 가해서 두 신호가 서로 양(+)이 되었을 때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작용)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용, 간단한 바이오칩 장치를 고안했습니다. 바이오칩은 질병 초기 진단, 개인 맞춤형 치료 등 의료 분야에서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활동은 그대로, 대신 자투리 시간 적극 활용

동아리, 학급 임원, 교지 편집 위원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고 학교 축제에선 무대에 올라 춤을 추기도 했다. 기숙사 학교라 입실 시간을 확인하고 점호를 돕는 봉사 활동도 했다. 활동이 많다 보니 고1 땐 제대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고2가 될 무렵 성적을 올려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활동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활동을 줄이는 대신 공부 시간을 늘렸어요. 식사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해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국어 지문을 공부하는 식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죠.”

성적이 크게 올라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에 성적이 향상된 학생 5명에게 주는 ‘열정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공부할 때도 적극적이었다. 잘 풀리지 않는 물리 문제를 모형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설명해주는 선생님 덕분에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화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점점 물리가 좋아져 공대 진학까지 결심했다. 선생님의 조언으로 <고급물리학>도 이수했다.

“물리 선생님과 몇 시간씩 문제를 붙들고 공부했던 기억이 있어요. 진로를 반도체 분야로 구체화한 계기는 고3 때 들었던 진로 특강이었어요. 반도체 강연을 통해 전 세계가 반도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와 실리콘을 사용한 웨이퍼 제조, 마스크를 사용한 회로 제작, 전기 전도성을 높이는 웨이퍼 가공 등 반도체 공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죠.”

학·석사 통합 과정에 매력 느껴

한국뉴욕주립대 진학

세영씨의 모교가 있는 인천 지역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국·유럽대학의 캠퍼스가 모여 있다. 바로 ‘인천글로벌캠퍼스’인데, 우연히 공동 입학 상담·설명회에 참석했다가 한국뉴욕주립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됐다.

“꼭 입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적보다는 가능성을 보는 학생 선발 방식, 학구열 넘치는 면학 분위기에 4+1 학·석사 통합 과정으로 5년 만에 빠르게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고 미국에서 석사 취득 후 해외 취업까지 가능하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국내 대학과 전형 방식이 다소 달라 그에 맞춰 대비했다. 학생부에 자기소개서, 에세이를 더해 준비한 것. 에세이는 필수 제출 서류는 아니었지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 최선을 다해 작성했다.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는 영어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에세이는 다섯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작성해야 했어요. 저는 ‘나를 성장시킨 경험’을 주제로 골랐는데 고1 때 성적을 끌어올렸던 경험을 비롯해 고교 생활 전반을 담았죠. 자기소개서에서는 전자정보공학과에 적합한 학생이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탐구 중심 활동에 집중했어요. 또 석사 취득 후 해외에서 경력을 쌓아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고 싶다는 계획을 선명하게 작성했어요. 체육 대회, 학술제, 동아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점도 드러냈고요.”

대학에서도 각종 행사와 연합 동아리 활동에 여념 없지만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하진 않는다.

“한국뉴욕주립대는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에요. 다들 수업을 마치고 바로 과제하는 분위기죠. 학부 4년 중 1년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대학원을 다시 미국에서 마치면 총 2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하게 돼요. 학·석사 통합 과정으로 빨리 실력을 키운 후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무선 통신 원천 기술 특허를 가진 미국 기업 ‘퀄컴’에 취업하는 게 목표입니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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