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멤버십’ 확산 왜?

자사몰 유입·충성고객 확보 노림수

2024-05-21 13:00:01 게재

이커머스 이어 식품·패션뷰티업계로 번져 … 추가할인·무료배송 ‘당근정책’ 늘려

이커머스업계 멤버십(회원제) 도입 열풍이 식품 패션·뷰티업계로 번지고 있다. 유료든 무료든 회원 끌어 모으기 전쟁이 불붙은 모양새다. 이유는 간명하다. 고객을 꽉 붙잡는 록인(Lock-in 자물쇠) 효과를 노리고 있다. 속절없이 경쟁업체에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표현이다. 충성고객 확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회원 제도를 통해 자사몰 유입을 늘리고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 맞춤형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도 늘리고 고객도 붙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석이조 효과다.

다만 추가할인이나 무료배송 등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혜택’을 제시해야 하는 건 부담스럽다. 그렇더라도 회원을 늘리는 게 영업이나 시장점유율 확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SSG닷컴 전자랜드 등 온오프 판매채널뿐아니라 식품 패션 화장품 회사마저 유료멤버십 회원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그릭요거트 브랜드 스위트바이오는 지난달부터 그릭데이 공식몰 스페셜 멤버십 서비스 ‘데이지 멤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릭데이 유료회원제 ‘데이지 멤버스’ 사진 그릭데이 제공

상대적으로 유료멤버십 제도를 늦게 도입한 만큼 ‘유인책’은 강력하다.

데이지 멤버스에 가입하면 그릭데이 인기제품 20% 상시할인, 매월 배송쿠폰, 3만원 쿠폰팩, 5% 적립금 등 전용 ‘혜택’을 준다.

그릭데이 관계자는 “특별한 홍보없이 시작한 데이지 멤버스 가입자수는 이달 16일 기준 첫날 대비 600% 늘었다”면서 “멤버십 도입을 기념해 한정적으로 제공한 요거트 스쿱도 7일 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가입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사몰을 이용하는 유료 회원 1인당 평균 객단가도 1만원 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그릭데이 측 분석이다.

동원그룹 식품몰 동원몰도 앞서 연초 멤버십 제도를 재정비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맴머십 회원 전용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예컨대 동원몰 멤버십 ‘밴드플러스’ 가입 땐 연회비 페이백(보상환급)은 물론 동원제품 최대 10% 할인, 장바구니 품목 30% 할인을 해준다. 여기에 포인트 적립, 무료 배송, 앱 전용 쿠폰, 매월 100명에 체험팩 제공, 밴드플러스 회원 전용 초특가 상품 존 등 혜택을 쏟아 붓고 있다. 덕분에 신규 회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몰 유료회원제 ‘밴드플러스’ 사진 동원그룹 제공

패션·뷰티업계도 목표대상을 세분화해 멤버십 회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0대 전용 무료 멤버십 ‘올리브 하이틴 멤버스’를 선보였다. 기존 CJ올리브영 멤버십인 올리브 멤버스 내 만 14~19세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만 14~19세 회원이 올리브 멤버스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하이틴 멤버스 혜택을 더해준다. 여기에 매월 14~19일을 1419데이로 지정해 10대를 위한 멤버십 할인 행사도 연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말 15~19세 올리브 멤버스 비중은 연초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10대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전략이 통했다는 게 CJ올리브영 자체 분석이다.

이랜드몰은 일찌감치 멤버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유료 멤버십 ‘맥스멤버스’ 가입자가 한달 만에 15만 명을 넘어섰다.

이랜드몰 유료회원제 ‘맥스멤버스’ 사진 이랜드몰 제공

이랜드몰 관계자는 “맥스멤버스는 아직 구독료를 확정하지 않아 무료로 유료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서 “뉴발란스 스파오 등 이랜드 브랜드 할인율이 커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멤버십 가입자가 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몰은 지난해 12월말 종료하려 했던 무료혜택을 이달 31일까지 연장한다. 맥스멤버십 회원은 기존 할인율에 주문 건마다 추가 7%씩 더 할인받을 수 있다. 무료배송, 카드사 할인같은 혜택도 더 준다. 멤버십 가입회원을 완전한 ‘충성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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