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멤버십’ 확산 왜?
자사몰 유입·충성고객 확보 노림수
이커머스 이어 식품·패션뷰티업계로 번져 … 추가할인·무료배송 ‘당근정책’ 늘려
이커머스업계 멤버십(회원제) 도입 열풍이 식품 패션·뷰티업계로 번지고 있다. 유료든 무료든 회원 끌어 모으기 전쟁이 불붙은 모양새다. 이유는 간명하다. 고객을 꽉 붙잡는 록인(Lock-in 자물쇠) 효과를 노리고 있다. 속절없이 경쟁업체에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표현이다. 충성고객 확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회원 제도를 통해 자사몰 유입을 늘리고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 맞춤형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도 늘리고 고객도 붙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석이조 효과다.
다만 추가할인이나 무료배송 등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혜택’을 제시해야 하는 건 부담스럽다. 그렇더라도 회원을 늘리는 게 영업이나 시장점유율 확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SSG닷컴 전자랜드 등 온오프 판매채널뿐아니라 식품 패션 화장품 회사마저 유료멤버십 회원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그릭요거트 브랜드 스위트바이오는 지난달부터 그릭데이 공식몰 스페셜 멤버십 서비스 ‘데이지 멤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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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유료멤버십 제도를 늦게 도입한 만큼 ‘유인책’은 강력하다.
데이지 멤버스에 가입하면 그릭데이 인기제품 20% 상시할인, 매월 배송쿠폰, 3만원 쿠폰팩, 5% 적립금 등 전용 ‘혜택’을 준다.
그릭데이 관계자는 “특별한 홍보없이 시작한 데이지 멤버스 가입자수는 이달 16일 기준 첫날 대비 600% 늘었다”면서 “멤버십 도입을 기념해 한정적으로 제공한 요거트 스쿱도 7일 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가입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사몰을 이용하는 유료 회원 1인당 평균 객단가도 1만원 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그릭데이 측 분석이다.
동원그룹 식품몰 동원몰도 앞서 연초 멤버십 제도를 재정비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맴머십 회원 전용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예컨대 동원몰 멤버십 ‘밴드플러스’ 가입 땐 연회비 페이백(보상환급)은 물론 동원제품 최대 10% 할인, 장바구니 품목 30% 할인을 해준다. 여기에 포인트 적립, 무료 배송, 앱 전용 쿠폰, 매월 100명에 체험팩 제공, 밴드플러스 회원 전용 초특가 상품 존 등 혜택을 쏟아 붓고 있다. 덕분에 신규 회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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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업계도 목표대상을 세분화해 멤버십 회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0대 전용 무료 멤버십 ‘올리브 하이틴 멤버스’를 선보였다. 기존 CJ올리브영 멤버십인 올리브 멤버스 내 만 14~19세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만 14~19세 회원이 올리브 멤버스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하이틴 멤버스 혜택을 더해준다. 여기에 매월 14~19일을 1419데이로 지정해 10대를 위한 멤버십 할인 행사도 연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말 15~19세 올리브 멤버스 비중은 연초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10대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전략이 통했다는 게 CJ올리브영 자체 분석이다.
이랜드몰은 일찌감치 멤버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유료 멤버십 ‘맥스멤버스’ 가입자가 한달 만에 15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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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몰 관계자는 “맥스멤버스는 아직 구독료를 확정하지 않아 무료로 유료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서 “뉴발란스 스파오 등 이랜드 브랜드 할인율이 커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멤버십 가입자가 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몰은 지난해 12월말 종료하려 했던 무료혜택을 이달 31일까지 연장한다. 맥스멤버십 회원은 기존 할인율에 주문 건마다 추가 7%씩 더 할인받을 수 있다. 무료배송, 카드사 할인같은 혜택도 더 준다. 멤버십 가입회원을 완전한 ‘충성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