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LNG 선박 기술료 5조원 지급

2024-05-21 13:00:22 게재

프랑스 GTT사 기술 독점

세계 조선산업 1위인 우리나라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건조하면서 최근 10년간 해외 기업에 기술로열티를 약 5조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LNG선박 화물창 원천기술이 없어 막대한 기술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화물창은 선박 안에 마련된 화물을 싣는 창고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를 생산지에서 기체로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영하 162℃로 액화시켜 들여온다.

이때 화물창 안에 LNG를 밖으로 새어나지 못하도록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화물창 기술은 프랑스 GTT사가 독점해 1척당 선가의 5%(약 100억원)를 기술료로 가져간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가 수주한 LNG선박은 439척에 이른다. 2015년 11척, 2016년 6척, 2017년 5척, 2018년 65척, 2019년 47척, 2020년 37척, 2021년 67척, 2022년 117척, 2023년 51척, 2024년 4월말 현재 33척 등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건조한 LNG선박은 건조가격이 2억65000만달러(이 경우 기술료 170억원)에 달한다. 다만 선박마다 선가가 다르고, 환율변화 영향 등도 있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가 지급한 기술료는 약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2년에는 한해동안 1조원 이상을 기술료로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2027~2028년까지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에서 한국의 기술료 지급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국내 기술자립이 늦어지고, 설계(한국가스공사)-건조(삼성중공업)-운영사(SK해운)간 법적소송이 장기화되면서 프랑스GTT에 지급하는 기술료 지급(로열티)도 늘어만가고 있다. ‘LNG 선박은 한국이 만들고 돈은 프랑스가 가져간다’는 말까지 생겼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가 전 세계 LNG 선박의 약 70%를 수주하고, 한국·중국 조선사들이 GTT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그 회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GTT는 1척당 로열티뿐 아니라 AS 비용까지 계약에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화물창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이익 개선뿐 아니라 비용을 가격인하로 활용해 수주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한 번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국형 화물창의 개발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호 정연근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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