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

"한국, 글로벌 사이버보안 3강 비전"

2022-02-23 10:35:12 게재

"사이버보안은 통제 아닌 서비스 … 초보안의 새가치 창출해야"

사이버보안의 대전환. 이동범(54)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의 시대통찰이 만든 신조어다. 디지털 전환이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이후 시대를 관통하듯, 사이버보안의 대전환은 이 회장이 글로벌 관점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의 새로운 위상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사이버보안은 제조업 시대의 통제 대상에서 5G 시대의 서비스 확대로 바뀌었다. 글로벌 시장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이 8일 사이버보안의 대전환을 통한 글로벌 3대 강국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서원호 기자


이 회장은 또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이스라엘은 중동으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주로 받음으로서 사이버보안 강국이 됐다"며 "대한민국도 러시아 중국 북한으로부터 사이버공격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관점에서 지정학이 만들어준 기회를 살려서 미국, 이스라엘과 어깨를 나란히 하자는 3대 강국 비전이다.

'사이버보안의 대전환, 이를 통한 글로벌 사이버보안 강국'을 주창하는 이 회장을 18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협회사무실에서 만났다.

◆글로벌 시장 연평균 9.4% 성장 예측 = "사이버 보안이란 사이버 공격자와 싸우는 거다. 공격자는 미국 한국이 같다. 방어하는 환경만 다르다. 환경은 우리의 법과 제도, 정책이다. 최근의 단말기와 단말기의 연결은 상호의존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초연결·초지능의 시대는 '초보안'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기회의 장을 열었다."

이 회장은 사이버 위협이 세계경제,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확대되는 것에 맞서 싸운 결과 "사이버보안 시장은 지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정부 발표를 인용해 "사이버보안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0년 1319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4.8% 성장했다"며 "2024년까지 연평균 9.4%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내 시장도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4%로 같은 기간 한국경제성장률(2018년 2.9%, 2019년 2.2%, 2020년 -0.9%)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보안업계 실적발표를 보면 안랩을 비롯한 보안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대실적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지니언스의 경우도 매출액 319억원 영업이익 59억원으로, 각각 19%, 128% 증가해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사이버보안 시장의 성장은 '가상융합경제' 거대한 변화 물결 속에 국민의 일상과 사회경제분야에서 디지털혁신에 따른 새로운 산업창출 기반을 제공한다.

◆정보·물리 경계 허물며 융합보안 부상 = 이 회장은 "사이버 보안시장은 컴퓨터 네트워크를 보호함으로서 정보유출과 훼손을 방지하는 정보보안 산업과 재난재해, 범죄 방지를 위한 물리보안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전통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가속화되며 융합보안 산업의 성장으로 중심축이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비대면에 따라 허물어지던 정보 물리 융합보안의 산업간 경계가 더욱 허물어지고 있다"며 "정보보호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에 시선을 맞추어 나가자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이다.

이 회장은 한국보안 산업의 미래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이스라엘 사례로 답했다. 이 회장은 "이스라엘의 사이버보안은 국가주도로 계획되는데 교육 R&D 경제 국제협력 등 전분야를 아우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131회 거래에서 88억달러(약10조5000억원)를 투자받았다"며 "그 중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만 11개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국내 정보보호 기업수는 2016년 864개에서 2020년 1283개로 48% 가량 증가했다. 세계 사이버보안 유니콘 기업 42개 중 지난해 말 한국기업은 한 개도 없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을 반면교사 삼아 정부투자를 레버리지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자'고 대답한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이 회장은 국내 보안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할 것으로 특허를 꼽았다.

준비된 특허는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이란 이유에서다. 그 다음엔 정부나 협회 등의 다양한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회장은 정부차원에서 스타트업의 글로벌 육성을 위한 다양한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사이버공격 대상인 한국은 미국 이스라엘과 함께 3대 사이버보안 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 진출기업 지원, 협회 앞장설 것" = 또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 이 회장은 "협회는 온오프라인 투트랙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의 '정보보호 해외시장 동반진출 협의체' 활동을 소개했다. 이 협의체는 내달 11일까지 참관업체를 모집 중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3월부터 열리는 해외 정보보호 유명 전시회에서 전시회에 현지 참가를 돕는다. 이때 한국 공동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협회는 온라인 해외진출 지원으로 동남아시아 정보보호 비즈니스 상담회 개최를 통해 국내 정보보호기업의 해외사장 파트너 및 영업망을 확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협회의 협의체 운영을 통해 컨소시엄 내 기술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협업기반 해외 판로개척 지원을 확대함으로서 국내 보안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창업 때 '기대를 높여라'가 사훈이었다"며 "그런데, 미국 금융위기 사태를 겪으며 이 사훈을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훈이란 창업자의 정신을 담는다지만 '나의 성공만이 아닌, 그래서 우리 모두의 성공이 되는 그런 사훈'을 10여년째 찾고 있다고 했다.

이동범 회장은 2020년 2월 제15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으로 선임 된 후 2022년 2월 제16대 회장으로 취임하는 첫 연임회장이다.

이 회장은 1969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정보공학을 공부한 후 어울림정보기술 연구소장(1997~2004년)을 역임하다 2005년 지니넥트웍스를 창업했다. 2017년 사명을 지니언스로 변경해 현재에 이른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서원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