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마지막 음식 '소철류(겉씨식물의 총칭)' 생물다양성 위험

2024-01-08 11:02:45 게재

포유류나 조류 보다 2~3배 높아

종위주 평가방식 한계 벗어나야

소철류(겉씨식물의 총칭)의 생물다양성 손실(계통발생적 측면)이 포유류나 조류보다 2~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철류는 주로 열대와 온대지방에 걸쳐 분포한다. 1억8000만년 전 살았던 공룡의 '마지막 음식'으로 알려진 바 있다.


8일 논문 '생명나무의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들(Indicators to monitor the status of the tree of life)'에 따르면, 멸종위험이 높은 소철류의 계통발생적 다양성(Phylogenetic diversity·PD) 지표 손실률은 21.5%다. 이는 포유류 10.1%보다 2배 이상, 조류 7.1%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들 수치는 조류 포유류 소철류 등 3가지 분류군에 대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상의 계통발생적 다양성 지표와 멸종위기에 처한 정량화(EDGE) 지표 등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평가 데이터와 계통발생적 불확실성 등을 보완하기 위해 각 분류균별로 100개 계통수 분포에 걸쳐 예상 손실률을 분석했다.

소철류의 일종.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포유류의 계통발생적 다양성 예상 손실률은 1996년보다 2020년에 29.7%로 증가한다. 소철류는 2003년보다 2014년에 10.0%, 조류는 1998년보다 2020년에 8.1% 상승한다. 참고로 과거 수치지만 수집된 자료의 한계 등으로 100% 정확한 평가가 나올 수 없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예상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2022년 12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는 생명나무 상태를 명시적으로 확인하는 2가지 지표(△계통발생적 다양성 지표 △멸종위기에 처한 정량화 지표)가 포함됐다.

계통발생적 다양성은 생물다양성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다. 아직 국내에서는 용어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계통발생적 다양성 또는 계통적 다양성 등 혼용 중이다.

계통발생적 다양성은 생명나무를 기반으로 해당 종이 직면한 멸종 위험을 기반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손실될 양을 예상한다. 생명나무는 지구에서 살고 있거나 멸종된 모든 생물종의 진화 계통을 나타낸 계통수다. 진화계통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찰스 다윈이 공통조상에서 종분화를 거쳐 여러 종들이 갈라져 나오는 생물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다. 하나의 나무에 여러 가지가 있듯이 한 종의 후손들이 계속 연관되어 가지를 뻗어나가며 가장 위에 현존하는 생물이 남는다.

이 방식은 종전 종 위주의 생물다양성 평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종이나 서식지(또는 생태계)에 대한 기초 현황 중심의 평가에서 '종-생태계-유전적' 다양성을 함께 평가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단순 공간기반의 평가가 아닌 생태적 기능성을 이해하기 위한 평가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을 발표하면서 종전 생물종 수 중심에서 벗어나 유전다양성까지 함께 평가하는 방식으로 국가보호종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종생존위원회(Species Survival Commission)의 계통발생적 다양성 태스크포스 작업의 일부다. 국제과학학술지인 '보전생물학(Conservation Biology)'에 실렸다.

계통발생적 다양성 태스크포스는 계통발생적 다양성을 보전 전략에 포함시켜 더 폭넓은 채택과 이해를 촉진하는 지침을 제공하는 전세계 전문가들 그룹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이 유일하게 참여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 논문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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