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전비중, 석탄 추월할 듯

2024-01-16 10:53:13 게재

에경연 "2007년 이후 처음" … 에너지수요 제조업생산 증가로 반등 전망

올해 원자력발전(원전) 비중이 2007년 이후 석탄발전을 추월하며 발전비중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또 올해 국내 에너지총수요는 제조업 생산활동이 활기를 띠며 전년대비 2.0% 증가하는 등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연)이 내놓은 '2024년 에너지수요전망'에 따르면 올해 원전 발전비중은 31.8%로, 석탄발전 비중 28.6%를 앞설 것으로 추정됐다. 원전 발전량은 전년대비 5% 이상 증가하는 반면 석탄발전은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 2000년대 초중반에는 원전 비중이 40% 전후 수준을 기록하며 에너지원중 발전비중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07년 석탄발전이 원전을 추월한 이후 발전비중 1위 자리를 고수해왔다. 최종 집계가 나오지 않은 2023년 역시 석탄발전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경연은 올해 원전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건 설비용량 증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2022년 12월 7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한울 1호기(1.4GW)는 2023년 원전 발전량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어 2024년 4월과 10월 각각 준공예정인 신한울 2호기와 새울3호기는 올해 원전 발전량 증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고리2호기(650MW)와 3호기(950MW)가 계속운전을 위해 각각 2023년 4월, 2024년 9월 정비에 착수했거나 착수 예정이어서 원전 발전량 증가폭을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기타 발전비중은 정부의 무탄소 전원 확대 노력에 힘입어 올해 10.9%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융통선로가 부족한 가운데 대다수 발전기가 수도권 주위에 포진한 가스발전 비중도 늘어 28.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에경연은 국내 총 에너지수요를 2023년 2.2%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2024년 2.0% 반등하며 3억540만toe(석유환산톤)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총에너지 수요는 제조업 생산활동 감소로 산업부문 소비가 줄었다.

하지만 2024년은 내수 부진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대다수 산업의 수출이 증가해 제조업 경기가 반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수요도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원별로는 2023년 원자력과 신재생·기타가 증가하고, 석탄 석유 가스가 감소했다. 이에 비해 2024년에는 석탄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원별 소비증가율은 원전 5.4%, 천연가스 5.4%, 석유 1.7% 증가하고, 전기수요도 전년대비 1.7% 늘어날 전망이다.

석탄수요는 2.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자발적 석탄 상한제 등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해 석탄발전 제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석탄발전 비중이 2017년 43.5%에서 2022년 32.7%로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정책적 노력보다 수도권~동해안과 수도권 ~충청~호남을 연결하는 송전선로가 부족해 석탄보다 발전순위 우위에 있는 원자력과 신재생 설비가 급증한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최종 소비부문 에너지 수요는 2023년 3.0% 감소하지만 2024년 1.9% 증가로 전환될 전망이다.

에경연은 "2024년에는 반도체 등 IT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제조업 생산활동이 회복될 것"이라며 "2023년 주요 에너지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석유화학 수요도 가파른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폭 반등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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