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남부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에 발목

2024-01-30 10:46:48 게재

대흥란 이식 쟁점 부각

수년간 사업지연 불가피

경남도와 거제시가 추진하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로 인해 장기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경남도는 30일 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추가 협의의견의 결과에 따라 거제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을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말 협의내용 추가의견으로 멸종위기종인 대흥란 샘플 이식 후 생존여부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사업자는 사업지 내 개발부지에 속한 대흥란들을 원형보전지로 옮기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환경청은 개발부지에 속한 대흥란 일부(10% 이내)를 원형보전지로 이식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대흥란 생존여부 확인기간을 최소 2년 이상으로 못 박아 상당기간동안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게 됐다. 멸종위기종인 대흥란은 7~8월경 꽃을 피워야만 개체를 확인할 수 있는 특이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최소 2년 6개월이 소요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대흥란 이식이 되는지 확인하고 판단한 후 그 결과를 환경청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그룹은 신뢰성 확보를 위해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각 1인과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한국환경연구원 등 3개 전문기관에서 추천하는 2인 이상 학계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식 성공여부에 따라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며 "실패하면 또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제남부관광단지는 거제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대 369만㎡를 개발해 27홀 골프장과 호텔 등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지가 국내 최대 규모 대흥란 서식지라는 것이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7월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 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은 개발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대흥란 727촉을 확인했다. 환경청과 경남도는 아직까지 대흥란 이식에 성공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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