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법치 위에 정치다

2023-07-13 11:58:49 게재

헌법 1조 1항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Republic of Korea)'이다. 법치라는 미명으로 포장했다고 '검찰공화국'은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1년 2개월이 지난 한국사회의 현실은 적폐청산과 법치 실현이라는 명목 아래 퇴행과 반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 곳곳에 검사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만 득세하고 공화적 정치는 실종됐다. 갈등·대립·배제·혐오·괴담 등 증오와 허위조작정보(Fake News)가 난무한다. 여야, 진보·보수진영뿐만 아니라 유권자 대중도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하다. 도를 넘은 팬덤정치가 횡행하고 제왕적 수장과 '핵관'들 패권에 짓눌려 거대 양당은 사실상 구제불능 수준이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정부의 카르텔 언급 횟수와 대상이 크게 늘었다. 최근 '손본다, 낙인찍기, 카르텔 청산' 발표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온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기득권 카르텔 청산에서 유독 전관예우로 대표되는 법조카르텔을 빼놓은 것에 대한 비판이 높다.

대통령은 정치, 법무부는 법치 수행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법무부의 영문 표기는 'Ministry of Justice'다. 검찰의 영문 표기는 'Prosecution Service'다. 이름 그대로 법무부는 '정의' 실현에 복무하면 된다. 검찰은 존재이유처럼 검찰권을 공정하게 행사해 국민을 위한 '봉사'에 충직해야 된다. 그런데 본령에 충실하기보다 정파적 편파적인 행태를 보이니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저 말고 헌법정신에 충실하라"고 강조했다. 실제 법 집행을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은 주권자를 섬기는 진정한 헌법정신보다 집권세력의 공안적 욕구가 앞서는 '내로남불식 헌법정신'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우려할 만한 점은 철지난 매카시즘(McCarthyism) 행태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21세기 4차산업혁명 시대에 남북분단체제에 기생하는 낡은 색깔론은 반역사적 유물이다. 매카시즘이 통하던 권력의 시대는 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후 내내 야권과 전쟁 중이다. 야당을 겨냥한 전방위 수사 정점에 그가 있다. 오죽하면 시중에 '한동훈 어록'이 회자될 정도로 야당과 사사건건 격돌하고 있다. 한 장관의 이런 행보가 과연 윤 대통령의 상생 협치와 국민대통합 정치에 궁극적으로 기여할까.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률은 오래전부터 30%대 중반, 부정률은 50%대 중후반에 머물러 있다.(한국갤럽 7월 4일~6일 정례 여론조사 참조)

법치는 국가경영의 한 축일 뿐이다. 정치의 부분집합이다. 법치가 성공한 정부(대통령)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의미다. 법치는 헌법(대한민국 공동체)의 주인인 주권자를 섬기는 정치, 즉 헌법정신 구현의 수단이다.

윤 대통령이 정치에서 성공하는 길은 무엇인가. 첫째, 전임 문재인정권이 정권재창출에 왜 실패했는지를 복기하는 게 출발점이다. 지피지기 반면교사 성찰을 통한 진화가 대안이다. 전임 정권의 실패를 윤 대통령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둘째, 기승전 수사 특히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다걸기 하는 공안적 통치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나 정치적 명운은 차기 총선에 달려있다. 이기려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이 대표에서 중도 통합적인 인사로 얼굴을 바꾸는 쇄신 민주당으로 총선을 대응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여권은 질 확률이 커진다.

'주권재민'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법치가 진정한 정치

셋째, '윤석열표 정치'로 국민 공감을 얻어야 승산이 있다. 민주주의 측면에서 헌법정신 강조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내로남불식 헌법정신 강변은 필연적으로 저항에 직면한다. 무한경쟁 글로벌 시장경제시대에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강조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민의 밥 문제 해결, 민생과 경제발전 성과 창출의 주역이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정치처럼 경제도 경제주체들과 대화와 사회적 대타협이 긴요하다.

법률가 출신 윤 대통령과 한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찰총장이 배운 헌법정신과 국민이 배운 헌법정신의 본질은 똑같다.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오독하는 권력자가 되지 않기를 주권자는 바란다. '주권재민'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법치가 진정한 정치다.

김종필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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