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기업 비중 46%

2023-09-26 11:25:04 게재

3개월 만에 9.6%p 증가 … 한계기업 비중 15.5%

평균 이자보상배율 1.1배 … 간신히 이자만 갚아

국내 기업들 중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비중이 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대출은 갈수록 늘고 경기 침체에 다른 실적 부진은 심해지면서 올해 들어 비중이 급증한 것이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이 1에도 미치지 못한 기업 비중은 올해 1분기 46%로 지난해 36.4%와 비교해 9.6%p 증가했다. 불과 3개월 만에 금융부담이 커진 기업 비중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기업 평균 이자보상배율도 1.1배로 지난해말 5.1배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취약기업 상태가 3년간 지속되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15.5%로 전년(14.9%) 대비 0.6%p 증가했다. 기업의 금융기관 차입금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7.1%로 전년(14.7%) 대비 2.4%p 늘었다.

한은은 "한계기업이 장기간 정상화되지 못하고 존속할 경우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이 위축돼 신용 배분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대내외 충격 발생시 장기존속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증가하면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5년 이상 연속 한계기업(7년 이상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으로 분류된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지난해 903개로 금융기관 차입금 규모는 50조원에 달했다.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부실위험은 5.67%로 외감기업과 한계기업의 부실위험이 각각 0.88%, 3.26%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다. 한은은 "이자보상배율 1미만의 취약상태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1년 후 해당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상승해 정상기업으로 회복되는 비율은 점차 낮아지고, 취약기업으로 잔류하는 비율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1년 신규 취약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1년)의 36.6%, 신규 한계기업(취약 3년)의 22.6%에 해당하는 기업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 이상으로 회복된 반면,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경우 9.9%만 정상기업으로 회복됐다.

기업의 규모별로 보면 자산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외감기업의 4.0~4.3%가 장기존속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3.2~3.9%, 대기업은 2.6%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부동산(6.1%), 운수(6.8%) 업종과 영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업지원서비스업(19.6%)에서 장기존속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한은은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및 금융지원 등을 실시할 때, 한계기업 여부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재무건전성, 자산규모, 산업 특성 등을 함께 검토해 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보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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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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